[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여야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두고 대립하며 ‘빈손’ 국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국이 급랭하면서 국회의 예산 심사가 ‘공회전’하는 한편 각종 법안 처리와 선거구획정 논의,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여야정협의체 출범 등 모든 현안 논의가 사실상 ‘올스톱’ 상태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가 모든 걸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새정치민주연합에 오는 3일 원 포인트 본회의를 제안했으나 야당은 이를 거부했다. 현재 국회에는 여야 간 쟁점이 없는 법안 200여건이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에 계류 중이다.

정부는 오는 5일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 고시를 강행할 방침이다. 국정화를 두고 여야의 대립이 계속될 경우 각종 법안 처리는 뒷전으로 밀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선거구획정 기준 마련을 위한 여야 원내수석부대표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여야 간사 간 ‘2+2 회동’도 불투명한 상태다. 지난 29일 조원진 새누리당 원내수석은 야당에 2+2 회동을 제안했다고 밝혔으나 야당은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고 있다.

내년 4월 13일 총선에 적용할 선거구 획정안을 국회에서 처리해야 하는 시한은 다음달 13일이다. 시간이 보름 남짓 남았다. 그러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 획정위가 ‘활동 포기 선언’을 한 이후 국회 정개특위도 사시상 ‘개점 휴업’ 상태다.

여야 원내지도부의 ‘3+3 회동’도 불투명하다. 당초 여야 원내지도부는 예산안과 정기국회 처리 법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원내대표ㆍ정책위의장, 원내수석부대표가 함께 하는 3+3 회동을 열기로 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의 5자회동이 성과 없이 끝나자 야당은 ‘3+3 회동’을 무기한 연기했다.

당초 30일 출범 예정이던 한중 FTA 여야정협의체 역시 첫 회의가 미뤄지고 있다. 야당은 한중 FTA 피해보전 대책 마련과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근절 등을 요구하며 여야정협의체 참가를 보류한 상태다.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3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늦어도 다음 주부터 여야정협의체가 가동돼야 12월말까지 한중 FTA 비준안을 처리 할 수 있다”며 야당의 조속한 참여를 촉구했다.

하지만 이날 박수현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변인은 현안 서면브리핑에서 “한중 FTA의 미흡한 부분이 눈에 보이는데 시간에 쫓겨 부실 비준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아무 대책 없이 한중 FTA가 발효될 경우 우리 농업이 대규모 피해를 볼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우리당이 요구하는 미진한 부분에 대한 선행 조건 이행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여야정협의체 가동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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