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오후 4시면 문 닫는 은행이 전세계 어디 있느냐.”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이 금융개혁을 질타하며 한 이 한마디의 파장이 만만치 않다.
4시까지 밖에 일 안하면서 고액 연봉을 받는다는 그의 지적은 일단 귀에 쏙 들어왔다. 직장인들 입장에서는 은행 영업시간 늘어난 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업무중에 은행일을 보러가기가 눈치보여 대출처럼 긴 시간이 걸리는 일은 조퇴까지 하는 이들도 있다. 최 부총리의 말처럼 은행 영업시간이 조정돼 퇴근 후에 찾을 수 있다면 정말 편리할 것이다.
그렇다면 은행 4시 폐점을 나무라는 말에 박수 세례가 터져야 마땅하다. 한데 분위기가 그렇지가 않다.
우선 “뭘 좀 알고 말하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은행 문이야 4시에 닫히지만 그때부터 정산업무에 들어간 은행원들이 그 시간에 퇴근 안하는 것은 일반인들도 다 아는 사실인데 경제부총리가 이것도 모르냐는 질타다.
구시대적 발상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인터넷뱅킹에 비대면실명확인 등 핀테크를 운운하고 있는 시대에 왠 은행영업시간 따위를 금융개혁에 갖다 부치냐는 것이다. 핀테크 활성화를 얘기하면서 부총리가 영업시간을 운운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얘기고, 이것 역시 관치 사고라는 지적이 팽배하다.
혹자는 세계 주요국의 은행 시간을 찾아내 “4시가 아니라 3시에 문 닫는 곳도 있다”면서 4시 폐점은 우리나라 뿐이라는 그의 말이 틀렸음을 입증하기도 했다.
이쯤되면 금융개혁 강조하다 자폭한 셈이됐다. 금융권의 반발은 그렇다 치더라도, 일반인들까지 코웃음을 치고 있으니 말이다.
만약 그가 ‘4시’라는 섹시함(?)을 포기하고, 금융권의 ‘탄력성’ 문제를 지적했더라면 어땠을까.
미국이나 유럽처럼 영업권역 특성에 맞게 탄력 점포 제도를 운영하자고 제안했더라면 과연 이같은 성토가 쏟아졌을까 싶다.
”토요일에 열기도 하고 저녁때까지 운영하는 점포를 만들어 금융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금융개혁을 하자”고 제안했다면 개혁의 진정성을 인정받았을텐데 말이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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