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새누리당 공천 특별기구 출범이 위원장 인선 문제 등을 두고 갈등을 빚으면서 2주가 넘도록 지연되고 있다.
특히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둘러싼 여야의 극한 대립으로 ‘외부 변수’가 생겨난 만큼 공천 특별기구 인선 논의는 한동안 ‘숨고르기’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공천 특별기구 위원장 인선 갈등이 다시 불거질 경우 야당과 ‘역사 전쟁’ 국면에서 내부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황진하<사진> 사무총장은 19일 오전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오늘(19일) 최고위원회의 공식 의제나 보고사항으로 공천 특별기구 인선안이 올라와 있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다만 마냥 인선을 미뤄둘 수는 없다는 당내 여론도 있는 만큼 이번주 안으로 자연스럽게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의 한 비박계 의원은 “여야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로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친박계나 김무성 대표 측이 공천 룰을 논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위원장 인선도 아주 서두를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계파 간에 갈등을 빚을 만큼 어려운 문제가 아니어서 조만간 순리대로 정리 될 것”이라며 ’불화설‘을 일축했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위원장직을 김무성 대표가 밀고 있는 황 사무총장이 맡게 되리란 관측이 많다. 친박계가 추천한 인물들이 잇따라 고사 뜻을 밝힘에 따라 김 대표 의견대로 정리될 것이라는 얘기다.
친박계가 밀었던 4선 중진 이주영 의원은 위원장 인선이 계파 갈등으로 비화되는 것을 의식한 듯 위원장직을 고사했다. 앞서 친박계는 당 특위 위원장은 최고위원이 맡았던 게 ‘관례’라며 김태호 최고위원을 추천했으나 김 최고위원 역시 거부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 측은 선거 관련 업무는 사무총장이 주관하는 핵심 업무란 ‘명분’을 내세워 황 사무총장을 추천해왔다.
다만 위원장 인선 문제가 황 사무총장으로 매끄럽게 풀린다 해도 공천 룰과 관련한 논의가 순조롭게 진행되진 않을 거으로 보인다.
친박계와 비박계는 현행 당헌당규의 당원투표와 국민투표(또는 여론조사) ‘5대 5’ 반영 비율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김 대표 측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비율을 70∼80%까지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새누리당이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는 원칙을 당론으로 정한 만큼 국민참여 비율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친박계 다수는 현행 당헌당규 상으로도 국민 의사를 반영한 상향식 공천이란 점을 강조하며 5대5 비율을 고수하자고 맞서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당원의 지지도가 압도적이고 조직력이 앞선다는 점을 계산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추천지역제 역시 계파 갈등의 뇌관이 될 수 있다. 친박계는 새누리당 텃밭인 서울의 강남3구와 대구ㆍ경북(TK) 지역에도 ‘우선추천지역제’를 적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비박계는 친박계의 요구가 사실상 ‘전략공천’의 부활이라며 맞서고 있다.
이처럼 공천 룰을 둘러싸고 계파간 물밑 갈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서울 서초갑에서는 벌써부터 계파간 대리전이 벌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회선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한 이 지역에서는 경선에서 이혜훈 전 의원과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간이 맞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17ㆍ18대 때 이곳에서 재선을 한 이 전 의원은 한 때 ‘원조 친박’으로 분류됐으나 지금은 비박계다. 조 전 수석은 과거 범친이(친이명박)계로 분류됐지만 박근혜 정부 출범 뒤 여성가족부 장관과 정무수석을 지내며 친박계로 평가된다.
두 사람이 경선에서 맞붙을 경우 당원ㆍ국민 비율이 승패를 가를 수 있어 계파간에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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