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5자회동 후 12시간 행보…일찍 귀가해 홀로 뉴스보며 대응 고민 -23일 새벽, 눈 충혈된 채 집 나서…‘박 대통령, 또 만나겠나’ 질문에 “…” -향후 대응 전략, 23일 의원총회 결과 보고 결정키로…강경 대응 관심
[헤럴드경제=장필수 기자] “거대한 절벽을 마주한 것 같다”던 ‘5자회동’을 마친 22일 저녁,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평소보다 일찍 귀가했다. 저녁 7시께 국회를 떠난 문 대표는 저녁 9시 전 서울 구기동 자택으로 귀가했다. 평소보다 이른 퇴근이었다. 아내 김정숙 여사가 외부 행사 참석으로 저녁 9시30분이 넘어 귀가할 때까지 문 대표는 홀로 집에 머물렀다.
자택을 찾은 기자가 초인종을 여러 차례 눌렀지만 그는 답하지 않았다. 별다른 인기척도 없었다. 창문 밖으로 빛이 미세하게 새어나왔지만 집 내부는 대체로 어두웠다. 현관문 틈으로는 TV 방송 뉴스 소리만 흘러나왔다. 5자 회동 관련 보도를 지켜보는 듯 했다. 약 한시간이 지난 밤 10시30분께, 조명은 모두 꺼졌고 TV 소리도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문 대표에게는 고단한 하루였다. 회동에 임하기 전부터 청와대와 회동 구성, 진행 방식 등 사안마다 충돌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결국 ‘대화가 우선’이라는 판단으로 5자회동에 임했다. 대변인 배석도, 회동 구성도 모두 청와대 뜻에 따랐다.
하지만 이날 5자회동은 아무 성과 없이 평행선만 그리다 끝났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직접 확인한 정도가 성과라면 성과다. 똘똘 뭉친 정부여당에 이렇다 할 반격도 하지 못했다는 혹평도 있었다. 제1 야당 대표의 머리가 복잡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23일 새벽 5시40분. 다시 구기동을 찾았다. 이날 부산시예산정책협의회와 국정교과서 반대 서명운동을 위해 부산과 대구를 방문하는 문 대표는 오전 7시 비행기를 타기 위해 이날 오전 6시16분께 집에서 나왔다. 잠을 잘 이루지 못한 듯, 눈을 반쯤 감은 모습으로 나타났다. 살짝 드러난 눈은 빨갛게 충혈돼 있었다.
문 대표는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기자에게 살짝 미소를 지어보였지만 ‘박근혜 대통령을 다시 만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앞으로 대정부투쟁은 어떻게 하실 생각인가. 국회 운영과 예산안 심사 연계는 안 한다는 입장은 그대로인가?
▶네, 제가 알아서, 생각을 좀 해보겠습니다. (차에 탑승)
-당 대표 취임하시고 박 대통령 두번 만나셨다. 앞으로 더 만나실 의향이 있으신가?
▶아 예...(대답 안하고 문 닫음)
김포공항에 도착해서도 문 대표는 별다른 발언 없이 VIP 의전실로 들어가 10여분 정도 머문 뒤 오전 6시55분께 부산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현장에 있던 문 대표 측 관계자는 “향후 대응 방안을 혼자 결정하시기는 어렵지 않겠나. 오늘(23일) 의총 결과를 일단 보고 생각을 하실 거 같다”고 전했다.
이날 새정치민주연합은 당초 문 대표의 부산 방문으로 취소했던 최고위원 회의를 열었고, 박 대통령을 규탄하고 5자회동 이후 정국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긴급 의원총회를 개최했다. 새정치연합은 당초 국정교과서 저지 서명운동 등 장외전을 이어가면서도 국회 일정 및 예산안 심사는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강경한 대응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전략 변화도 전망된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이대로 당할 수는 없다. 다시 전열을 정비하고 방침을 다시 정해야 할 것 같다”고 원내전략 변화를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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