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여야 원내대표가 2명 더 늘어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예산안조정소위 명단을 쳐내지 못하고 눈치보기만 거듭하고 있다.
한 마디로 ‘자기 손엔 피묻히기 싫다’는 것이다. 내년도 예산안을 칼질할 수 있는 예산안조정소위에 포함됐다가 제외될 경우 해당 의원의 반발이 불 보듯 빤한 상황이어서다.
김재경 예결위원장은 소위 정원을 줄이지 못하면 회의 진행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틀째 소위가 파행을 겪으면서 부실ㆍ졸속 심사 우려도 커가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 예산 챙기기에 혈안이 된 나머지 예산안 심사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13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소위 정원 문제와 관련 “아직 여야 원내대표로부터 연락을 받은 바 없다”며 “예결위 여야 간사들이 각당 원내대표와 접촉 중”이라고 전했다.
당초 예결위는 지난 9일 전체회의를 열어 소위를 새누리당 8명, 새정치민주연합 7명 등 15명으로 구성키로 의결했다. 하지만 여야 원내지도부는 지난 11일 여야 각각 1명씩이 늘어난 17명의 소위 명단을 예결위에 제출했다. 이튿날 김 위원장은 소위 증원 요구를 거부하고 직권으로 소위 개최를 보류했다.
김 위원장의 입장은 완강하다. 그는 “당장이라도 소위를 열 준비는 돼 있지만 정원 문제가 정리 안 되면 회의를 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여야 원내지도부가 수정 명단을 제출하지 않으면 소위도 파행을 겪을 수밖에 없다.
여야 원내대표가 명단에 손을 대지 못할 경우 예결위 차원에서 조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 김 위원장은 “여야 원내대표들이 예결위에 위임하면 할 수는 있는데, 강제적으로 하면 양당 반발이 있을 수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그렇다고 예결위가 전체회의를 다시 열어 기존 의결사항을 뒤집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김 위원장은 “소위 정수를 늘리는 것은 해법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문제는 내년 총선을 앞둔 올해의 경우 소위에 들어가려는 의원들의 요구가 빗발쳐 정리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예결위 여당 간사인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각 당 입장은 당의 입장일 뿐이고 우리 예결특위는 국회 독립기구”라며 “(양당 원내지도부가) 특위서 의결한 정수보다 초과한 내용을 발표해서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계속 재촉했지만 새정치연합에서 특위에서 의결한 정수대로 (7명으로 줄인) 명단을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반면 새누리당은 8명으로 언제든지 조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여당 원내지도부가 수정한 명단을 제출하지 않는다면, 지난 11일 오전 발표한 8명의 명단을 예산안조정소위 위원으로 삼겠다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즉 당일 오후에 여당 몫 소위 명단에 추가로 이름을 올린 이정현 최고위원이 배제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김 의원은 다만 ‘이 최고위원이 빠질 수도 있냐’는 질문에 “누굴 넣어라 빼라는 말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예결위 야당 간사인 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아직 결정된 게 없어 불확실하다”며 “소위 숫자를 그대로 갈지, 다시 조정할 지에 대해 원내대표들이 결정해줘야 한다”고 했다.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는 지난 11일 8명으로 구성된 소위 명단을 발표했다가 소위 인원을 1명 늘리자는 야당의 요구에 따라 이정현 의원을 추가해 명단을 수정ㆍ발표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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