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배임등 혐의 불구속기소
포스코그룹의 정준양(67.사진) 전 회장과 정동화(63)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이 하청업체로부터 한 병에 수천만원짜리 최고급 와인과 골프 접대를 받는 등 ‘갑질’을 부린 사실이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포스코가 지난 2000년 민영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최고위층 임원들이 도덕적 해이에 빠져 회사를 사실상 ‘사금고화’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11일 포스코 비리를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조상준)는 정 전 회장과 정 전 부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전날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정 전 회장은 정치권과 유착해 일부 협력업체에 특혜를 주거나 비정상적 투자를 해 회사에 손실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009년 이상득(80ㆍ불구속기소) 전 의원에게 당시 회사 현안이었던 포항 신제강공장 고도제한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부탁하고, 그 대가로 이 전 의원의 최측근이 실소유한 제철소 설비 정비업체 티엠테크에 일감을 몰아줬다.
코스틸 박재천(59) 회장은 정 전 회장의 처사촌동서인 유모(68)씨의 주선으로 1년에 3∼4차례 정 전 회장과 만나고 부부 동반 골프를 쳤다.
박 회장은 또 정 전 회장의 요구에 유씨를 코스틸 고문으로 영입하고 ‘로마네꽁띠’<사진> 같은 최고급 와인을 선물하기도 했다.
로마네꽁띠는 백화점에서 1세트에 3800만원에 팔리는 최고가 와인이다. 뿐만 아니라 정동화 전 부회장의 경우 하청업체를 상대로 ‘갑질’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전 부회장은 조경업체 D사 대표로부터 공사 수주 편의 명목으로 무려 34차례에 걸쳐 골프접대를 받았다. 중간에는 해외 골프여행을 가기도 했다.
정 전 부회장이 받은 ‘골프 로비’를 실제 비용으로 계산하면 5000만원에 이른다. D사 대표로부터 받은 선물 목록에는 현금 1000만원과 금두꺼비도 들어 있었다.
정 전 부회장은 이 외에도 하청업체 대표에게 주말 골프 예약을 요구하며 게임비를 내게 하고 수시로 고스톱 비용을 부담시키며 ‘갑질’을 부린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로 건설 분야의 고질적인 소위 ‘갑질’ 문제를 재확인했다”면서 “포스코건설로부터 영업비 마련을 요구받은 협력업체는 고액의 현금을 조성하는 부담을 영세한 재하도급업체에 전가함으로써 결국 실제 공사에 투입되는 비용이 감소해 부실공사의 위험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강승연 기자/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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