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국회가 3일 확정한 내년도 예산은 386조4000억원으로, 정부가 요구했던 원안에서 3000억원 삭감됐다. 순삭감 규모는 5년만에 가장 적은 것으로, 복지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늘어난 반면 국방과 일반 행정예산이 줄었다.
특히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 의원들이 심의 과정에서 해당 지역구 예산을 늘리면서 정부 원안대비 삭감폭이 줄어들었다. 이로써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가 내년에도 유지될 것으로 보이나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에서 확정된 내년 예산안 가운데 가장 많이 늘어난 분야는 SOC 예산으로, 정부안보다 4000억원 늘어난 23조7000억원으로 확정됐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철도와 도로 예산이 4000억원 늘어나는 등 지역별 민원 및 개발사업 예산을 늘린 결과다.
주요 증액 항목을 보면 보성~임성리 철도 예산이 25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서해선 예산이 1837억원에서 2337억원으로, 인천지하철 2호선 예산이 1343억원에서 1643억원으로, 부산 사상~하단 지하철 예산이 449억원에서 599억원으로 늘었다.
가뭄에 대비한 용수공급 및 하천수 활용 관련 예산도 크게 늘었다. 한발대비 용수개발 예산이 125억원에서 425억원으로, 농촌용수 이용체계개편 예산이 166억원에서 893억원으로 늘었고, 보평댐 도수로 건설 예산도 94억원에서 234억원으로 증액됐다.
정부안에서도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던 복지 예산도 5000억원 늘어났다. 정부는 보건ㆍ복지ㆍ고용 예산으로 작년보다 6.2% 늘어난 122조9000억원을 편성해 전체의 31.8%를 차지했는데, 국회에서 123조4000억원으로 확정돼 작년대비 6.7% 늘어나게 됐다.
구체적으로 서민생활 안정과 관련, 경로당 냉난방비ㆍ양곡비 예산 301억원이 추가됐다.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 군 지역의 액화석유가스(LPG) 배관망 설치를 위해 120억원이 새로 편성됐고, 서민층 가스시설개선 예산이 127억원에서 177억원으로 늘었다.
노후 공공임대주택의 안전시설 개보수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관련 예산을 190억원에서 310억원으로 늘렸고, 저소득층 영아의 기저귀와 조제분유 지원금액을 현실화해 월소요액의 100%를 지원키로 하고 관련예산을 10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늘렸다.
장애인의 일자리와 자립, 사회적응을 위한 서비스를 확충하기 위해 직업재활시설 4곳과 중증장애인자립생활센터 1곳을 추가로 신축할 수 있도록 예산을 22억원 늘려 345억원으로 편성했고, 중증장애인자립생활센터 예산도 55억원에서 95억원으로 늘렸다.
영유아 보육료를 전년대비 6%(1442억원) 증액하고, 장애아 보육료 지원금을 2% 인상하기로 하고 관련 예산을 2조9618억원에서 3조1066억원으로 늘렸다. 보육교사의 근무수당을 3만원 인상해 20만원으로 책정하고 교사겸직 원장수당을 월 7만5000원으로 책정해 보육교사 근무수당 예산이 1522억원에서 1791억원으로 늘었고, 교사겸직 원장수당 예산으로 105억원이 신규 편성됐다.
이외에 육아종합지원센터 확대(72.7억→112.7억원), 아이돌보미 수당 인상(787억→828억원), 찜통교실 및 노후화장실 등 개선 목적예비비(3000억원), 민간임대주택리츠(뉴스테이) 공급규모 확대(1491억원) 등의 예산이 증액 또는 신설됐다.
SOC와 복지에 이어 연구개발(R&D, 2000억원), 산업ㆍ중소ㆍ에너지(2000억원), 문화ㆍ체육ㆍ관광(1000억원), 농림ㆍ수산ㆍ식품(1000억원), 환경(200억원), 교육(200억원), 외교·통일(100억원), 공공질서ㆍ안전(400억원) 등의 분야 예산도 증액됐다.
반면 국방 부문 예산이 정부안보다 2000억원 감액되고, 일반 및 지방행정 예산은 1조4000억원 삭감했다.
그 동안 논란이 됐던 만 3~5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누리과정 예산은 올해 예비비 형태로 지원했던 5000억원보다 2000억원 줄어든 3000억원으로 확정됐고, 역사교과서 국정화 관련 예산은 국사편찬위원회 기본경비예산 26억원 등 정부안대로 확정됐다.
정부는 이번 예산안 확정으로 내년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36조9000억원으로 당초 정부안 37조원 적자보다 다소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올해 재정적자(본예산 기준) 33조4000억원보다 3조50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재정건전성 우려는 지속될 전망이다. 내년말 국가채무도 644조9000억원에 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40.1%를 기록, 처음으로 40%대에 올라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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