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 이펙트’의 저자 대프니 밀러 캘리포니아대 가정의학과 교수가 이번에는 농장에 침투(?)했다. 뉴욕과 워싱턴, 미주리, 아칸소, 캘리포니아 등 2년여동안 미국 내 농장 여섯 곳을 찾아가 현대의학이 농업에서 배울 것은 무엇인지 탐색한 것. 엉뚱해 보이는 이런 시도의 결과를 담은 이 책의 원제는 파머콜로지, 즉 농업과 약리학, 생태학을 합친 조어다. 그가 이런 발칙한 시도를 한 건 토양관리가이드북 ‘흙의 영혼’의 영향이었다.

땅이 의사에게 가르쳐준 것
대프니 밀러 지음, 이현정 옮김
시금치 펴냄
땅이 의사에게 가르쳐준 것 대프니 밀러 지음, 이현정 옮김 시금치 펴냄

토양과 미생물, 식물간 영양소 교환이 인체의 장기에서 이뤄지는 것과 흡사한 것을 발견한 것이다. 그는 뚜렷한 이유없이 낫지 못하는 환자들로 고심하던 중 인체의 질료와 영양의 매커니즘이 토양과 같다는 데 착안, 농장에 머물며 흙과 동식물이 질병과 해충으로부터 어떻게 건강을 유지하고 되찾는지 탐구했다.

책에는 망가진 농장 터를 생명력 넘치는 건강한 땅으로 일군 주빌리 농장의 사례를 적용, 환자 앨리가 다시 젊음을 회복하는 과정을 비롯, 아칸소와 하트랜드라는 두 양계농장을 통해 직장이나 가정에서 지독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환자의 스트레스 관리, 스크라이브 와이너리에서는 식도암을 앓는 환자의 통합적 암 치료 사례를 들려준다.

저자의 파머콜로지의 핵심은 수확물만 거둬들이는 게 아니라 흙과 생태계 전체를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개입하는 전체론적 농업방식을 건강에 적용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파머콜로지, 즉 지속가능한 농업의 약리작용 효과를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개인적인 건강지도를 만들라고 권한다. 가족과 소속 집단, 물리적인 환경, 취미생활, 내 몸속에 투입하는 모든 것들, 체험, 수면, 기분, 기억, 소화 등을 적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신의 건강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 수 있게 된다. 전문적인 농업과 의료 지식이 둥장하지만 목가적이고 실용적인 팁들도 챙겨볼 만하다.

이윤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