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증권사 희망퇴직 등 실시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실적 악화와 대형 인수합병, 그리고 그다지 밝지 않은 내년 증시 전망 탓에 내년 증권가에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예고되고 있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 증권사 직원 수는 3만6096명으로, 작년 말(3만6337명)보다 200여명 줄었다.
증권사에 종사하는 직원 수는 지난 2011년 4만1529명에서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다.
‘증권가의 꽃’인 애널리스트 숫자도 매년 감소세다.
58개 증권사에 소속된 애널리스트 수는 1120명으로, 지난 2011년 2월 말(1517명) 대비 400명 가까이 줄어들었다.
이같은 증권사 직원 감소 추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수 합병이 추진중인 KDB대우증권의 경우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대규모 감원 가능성도 나온다. 대우증권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과 매각 주관사 삼일회계법인, 크레디트스위스증권은 오는 21일 매각 본입찰을 진행한다. 우선협상대상자는 올해 안에 확정할 계획이다.
인수전이 본격화되면서 대우증권 내부에선 구조조정 가능성이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KB금융지주와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3파전의 인수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동종 부서가 많은 한투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경우 대규모 감원이 불가피 하다는 분석이다.
대우증권 노조는 본입찰 이틀전인 오는 19일 전 직원이 참여하는 대규모 합병반대 결의대회를 열기로 했다.이자균 노조위원장은 “합병을 전제로 한 인수에 반대한다. 전체 직원 3000명 가운데 2500명 이상이 합병반대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며 “인수 합병이 성사될 경우 소액주주들의 피해도 예상되는만큼, 소액주주들과의 연대 행동도 준비중이다”고 말했다.
최근 오릭스PE의 인수가 무산되면서 조직 분위기가 뒤숭숭한 현대증권은 구조조정 태풍에서 한걸음 비켜나 있는 상태다. 다만 인수 불발이 정치권의 외풍과 반일감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던 것이 원인이 된만큼 언제든 수면 위로 재부상할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하다. 또 대우증권 인수전에서 탈락한 인수 주체가 대안으로 현대증권 합병에 눈독을 들일 개연성도 충분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대증권이 매물로 나와있다는 점은 대우증권 매각에도 변수가 된다. 대안이 있기에 대우증권에 너무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주체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 악화도 향후 증권사들에 감원태풍이 불어닥칠 수 있는 한 이유로 꼽힌다.
3분기 증권사들의 당기순이익 합계 금액은 7472억원으로 전 분기(1조2006억원) 대비 4534억원(-37.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분기 증권사 순익이 급감한 것은 주가연계증권(ELS) 운용 투자에서 1조원이 넘는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위탁 수수료 수익도 전분기대비 1537억원 감소했다.
일부 증권사는 이미 희망퇴직을 받아 놓은 상태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달 19일까지 모두 52명의 퇴직자를 확정했다. 전체 임직원의 3.4%에 달하는 규모다. 청년 고용 확대와 경영효율화 차원에서 희망퇴직을 실시한 것이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인력구조 개선을 통해 내년을 준비하겠다는 선제적 퇴직 신청이었다”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중국 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내년 증시 전망도 비관적이다. 내년 코스피 전망치 최하단은 1700선까지 후퇴해 있는 상태다. 지난해에 전망한 2015년 코스피 전망치 최하단은 1850선이었다. 증권사들이 내년 증시 전망을 올해보다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하고 있다는 얘기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내년에는 시스템 리스크 발생 가능성이 점증할 것이다”며 “중국 경기 둔화 지속과 신흥국 외환위기(동남아·러시아·브라질 등), 한국 구조조정 리스크가 부담”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올 4분기 증권사들의 수익이 전분기 대비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차인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4분기 현재 증시 거래대금은 전부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3분기에 발생한 파생상품 손실은 일회성이라 4분기 실적은 전분기 대비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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