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정부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의 후속 대책으로 의사 출신의 역학조사관을 모집하고 있지만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을 뽑는데다 대우도 병원 등 다른 곳에 비해 좋지 않아 ‘미달’ 사태가 발생했다.

방역당국은 지난 22일까지 ‘역학조사 담당 전문 임기제 공무원 경력경쟁 채용’의 지원자를 접수한 결과, 모집부문 중 6년 이상 경력 의사가 대상인 ‘가급’의 지원자가 모집 인원인 7명을 넘지 못했다고 28일 밝혔다. 통상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인턴과 레지던트 과정을 수료하면 5∼6년 정도의 경력이 생기는 점을 고려하면 모집조건이 특별히 까다롭지는 않다. 보건복지부는 모집 공고를 내면서 역학조사 경험이나 관련 전공 등의 조건을 붙이지도 않았다.

다른 모집분야인 ‘나급’이나 ‘다급’의 경우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복지부는 의사자격증 소지 후 2년 이상 경력자, 간호학 박사학위자 등을 대상으로 한 ‘나급’ 18명과 보건학·수의학·약학 학위 소지자 중 관련 분야 경력이 있는 사람이 대상인 ‘다급’ 5명을 채용한다고 공고했다. 하지만 지원자는 1차 서류전형의 통과기준선인 ‘3배수’에도 미치지 못했다. 나급과 다급을 합친 지원자수는 50명에 조금 부족했다. 보건복지부는 지원자가 미달된 가급에 대해 내년 1월4일까지 지원자를 추가로 받고 있지만 나·다급 채용은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메르스 사태 이후 역학조사관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높아진데다, 의학계에서도 역학조사와 관련 인력 양성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커졌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역학조사관 공모가 ‘흥행’에 실패한 것은 예상 밖이다. 이는 공모를 통해 채용할 공무원의 신분이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기 때문으로 보인다. 방역당국은 당초 전문성을 갖춘 ‘정규직’ 역학조사관을 뽑겠다고 했지만, 계획을 바꿔 계약기간 2년 후 3년 연장이 가능한 ‘임기제 공무원’ 신분의 역학조사관을 모집한다고 공고를 냈다. 현재 국내에서 활동 중인 역학조사관은 34명으로, 이 중 정규직은 2명뿐이다. 능력 있는 역학조사관 확충은 포스트 메르스 대책의 핵심으로 주목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전문의가 2년짜리 임기제에 굳이 갈 이유가 없다”며 “경력에 대한 평가나 보수 역시 낮은 편이고, 계약직 채용이라면 의사 자신의 경력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역학조사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국가가 정책적 지원을 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데 아쉽다”며 정부의 역학전문가 양성에 대한 의지 부족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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