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2%대냐, 3%대냐. 경제 회복이냐 정체냐.’
내년 경제전망을 놓고 정부와 관계기관 등 정부측과 민간 부문이 미묘한 온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정부와 국책 연구기관 등 관계기관들은 3%대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한 반면, 민간 경제연구기관들은 일제히 2%대 중후반의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이들의 전망치 차이는 0.2~0.7%포인트 수준으로 아주 큰 것은 아니지만 심리적 수치인 3%를 놓고 정부과 민간측이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정부측은 성장률이 경제정책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지표로 보고 3%대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경제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전망할 경우 기업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세수전망이 빗나감은 물론 성장 목표치 달성을 위한 무리한 부양책으로 재정상황을 악화시키는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기관별 경제전망을 보면 정부와 관계기관들은 내년에는 올해 성장률 추정치(2.6~2.7%)보다 높은 3%대 성장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와 건설 등 내수가 회복되고 수출도 올해와 같은 극심한 부진에서 벗어나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9월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내년에 3.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고, 한국은행은 3.2%를 제시했다. 기재부는 다음주에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전망치를 다시 제시할 예정인데 3%대 초반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일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성장률 수치에 고심한 흔적을 곳곳에 담았다. KDI는 “내년 우리경제는 내수가 완만하게 회복되는 반면 수출은 부진을 지속함에 따라 3% 내외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전제(3.6%)를 하회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이는 우리경제의 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KDI는 특히 “세계경제 성장률이 올해 수준(3.1%)에 머물 경우 우리경제 성장률은 2%대 중반(2.6%)까지 하락할 것”이라며 “중국 경제불안과 미국 금리인상 등 G2 리스크가 추가 하방위험으로 작용하면서 성장세를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비해 민간 경제연구기관들은 내년에도 국내외 경제상황이 크게 개선되기 어렵다며 올해 추정치와 비슷한 2%대 중~후반의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6%, LG경제연구원이 2.7%를 제시했고, 현대경제연구원은 2.8%를 제시했다.
이처럼 양측의 경제전망에 온도차가 나는 것은 정부측 전망에는 통화와 재정 등 경제정책의 효과와 의지, 기대가 작용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제전망은 정부의 경제정책과 기업 및 가계의 경제활동 좌표가 된다는 측면에서 자칫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전망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최근처럼 저성장이 본격화하는 국면에서는 재앙을 초래할 수도 있다.
LG경제연구원의 이근태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낙관론에 빠져 구조개혁을 미루다 ‘잃어버린 20년’을 경험한 일본과 낙관론에 근거한 과도한 재정지출로 국가부채가 급증해 위기를 맞은 남유럽 사례를 들면서 ‘낙관론의 함정’을 경고하기도 했다.
조동철 KDI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성장률이 3%대냐 아니냐는 논쟁보다 긴 시각에서 성장세를 어느 정도로 가져갈지 고민해야 한다”며 경제정책도 “(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단기처방이 아니라 구조개혁 등 근본적 처방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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