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교원통계 10명중 7명이 女교사 유초중고 女超 심각…30년간 꾸준히 증가 수도권 男교사 한명도 없는 학교도 3곳 일각선 폭력대처 · 생활지도 애로점 지적
1960~1970년대 학교 음악시간, 남자선생님의 서툰 풍금(오르간) 연주에 맞춰 동요를 배웠던 추억과 향수. 지금의 40ㆍ50대라면 누구나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특히 새내기 총각 선생님이 풍금을 잘 다루지 못해 음악시간만 되면 진땀을 빼야 했던 기억들. 지금은 교실에서 사라진 풍금처럼, 요즘 일선 학교에서는 남자 선생님이 조만간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그만큼 남자 교사 기근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1960~1970년대 만해도 남자 교사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지금은 정반대다.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교장선생님 빼고, 모든 선생님이 여교사인 곳도 있다. 남교사가 없다 보니, 1~6학년까지 담임선생님을 여교사만 만나는 학생들이 상당수다. 이대로라면 10년 후에는 진짜 남자 선생님을 교단에서 찾아보기 힘들지도 모른다.
지난 1965년 교육통계 서비스 이후 2013년까지 유ㆍ초ㆍ중ㆍ고교 교원 현황을 조사해 본 결과, 전체 여교사 비율이 21.1%(10명 중 2명꼴)에서 68.5%(10명 중 7명꼴)로 3.2배나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1980년대까지도 유치원을 제외하고는 초ㆍ중ㆍ고교 모두 남교사 비율이 높았다. 하지만 1990년 처음으로 초등학교에서 여교사 비율이 절반을 넘어선 이후, 1996년 중학교도 여교사 비율이 절반을 넘게 됐다. 1997년에는 전체 교사 비율 중 여교사가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고, 2003년에는 여교사 비율이 10명 중 6명 꼴인 59.8%로 증가했다. 그로부터 10년 후인 2013년기준으로 10명 중 7명 꼴인 68.5%로 급증했다.
학교급별로 여교사 비율을 보면, 유치원은 98.4%로 절대 다수이고, 초등학교도 76.6%에 달한다. 중학교는 67.5%으로 10명 중 7명 꼴이며, 고등학교는 48.1%로 거의 절반에 가깝다.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고등학교도 2~3년 후에는 여교사가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고등학교 여교사 비율은 2010년 44.3%에서 2011년 46.2%, 2012년 47.3%로 매년 증가세다.
심각한 것은 초등 교단의 여초(女超)현상이다. 서울 수도권 지역의 초등학교의 여교사 비율은 80~90%에 달한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과 광역시 기준으로 2013년 현재 남교사가 1명도 없는 학교(분교 제외)도 3곳이나 된다. 남교사 비율이 5% 이하로 극히 적은 학교는 해당 지역 학교 3037개교 중 45개교에 달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대부분 초등학교 담임 선생님은 여교사 일색이다.
일각에서는 지나친 여교사 편중 현상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학생지도를 위한 섬세한 여교사의 장점은 분명히 있지만, 반면 학교폭력 예방 및 생활지도, 체험학습 지도 등에서는 애로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학교에선 사춘기의 학생들이 여교사를 희롱하고 폭력을 휘두른 사례도 있다. 이런 점에서 남자 선생님이 더 있다면 대처 효과가 아무래도 지금보다는 크지 않겠느냐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물론 교사라는 자리를 단순히 직업으로만 본다면 남녀 성비 불균형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교사는 학생들에게 인격 양성과 성적 정체성 확립에 도움줘야 하고, 무엇보다 남학생들에게는 남성다움의 역할 모델을 보여줄 이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남교사 실종시대’는 분명 아쉬운 측면이 있어 보인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가정에서도 어머니, 아버지의 역할이 있듯이 학교에서도 아버지 같은 교사의 생활지도도 필요하다”며 “남녀교사 비율이 4 대 6 정도도 아니고, 1 대 9 현상은 분명히 문제가 있으며, 요즘 아이들은 예전보다 신체적으로 성장이 빠르고 사춘기가 빨리 찾아와 여교사만으로는 생활지도를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놨다.
교직에 대한 여성의 선호도가 워낙 높아 교ㆍ사대에 성적 우수 여학생이 대거 몰리면서 남학생의 입학 자체가 어려운 것이 한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제도적으로 남교사 부족 현상을 개선할 방법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현재 서울교대 등 교육대학에서는 남학생 할당제를 적용한다. 사범대는 쿼터제가 없다. 다만 교육대에서 남녀 성비를 적용해 신입생을 선발해도, 교원 임용 시험을 거쳐 최종 교사로 발령되는 상황에서 성비가 지나치게 쏠리는 현상을 극복하기 힘든 상황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교단의 교사 성비가 균형을 이루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의 역할 모델을 보여줄 정도는 돼야 한다”며 “교육대학과 사범대학에 성적이 우수한 남학생들이 더 많이 지원하도록 유인책을 만들고, 임용고시 등에서 일정 비율로 남성을 선발하는 할당제 도입도 고려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영훈ㆍ서지혜 기자/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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