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부실 대응의 책임을 지고 불명예 퇴진했던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연금개혁 전문가’로 화려하게 복귀할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문 전 복지부 장관은 이달초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공모에 지원해 21일 임원추천위원회의 면접심사를 거친 후 최종 2명에 들었다.이제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이 금명간 대통령에게 임명을 제청하면 최종적으로 대통령이 선임하는 절차만 남겨둔 상태다. 문 전 장관의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선임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되는 것은 인선 과정이 청와대의 의중이 반영될 수 밖에 없는 구조여서 문 전장관이 청와대와 교감 속에 지원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 때문이다.
문 전 장관은 1989년부터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연구위원 ▷선임연구위원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재정ㆍ복지정책연구부장 등을 지낸 연금전문가다. 대선공약 후퇴 논란 와중에 기초연금 문제를 해결할 구원투수로 2013년 12월 복지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문 전 장관은 1년 9개월의 재임기간 기초연금 시행, 기초생활보장 맞춤형 급여 도입, 4대 중증질환 지원 강화와 3대 비급여 개선 등의 굵직한 정책들을 시행했다. 또 지난해 9월 담배값을 갑당 2000원 올리는 주역을 담당했다. 그 결과 올해 담배세가 지난해보다 4조3000억원이 더 걷혀 전년대비 64%증가한 11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 전 장관은 지난 5월 메르스 사태가 터지면서 복지부 수장으로서 ‘판단미스’로 고초를 겪었다. 초동 대응에 실패하고 우왕좌왕했다는 게 골자다. 진화를 주도하다 결국 8월4일 경질됐다. 메르스는 의료계와 관광업계 뿐만 아니라 자영업자들에까지 큰 고통을안겼다.
문 전 장관은 경질 이후 친정인 KDI에서 1년 계약의 무보수 비상근직으로 재정ㆍ복지정책연구부 초빙연구위원으로 일했다. 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 주변에는 새 이사장 선임절차를 연내 끝내고 최광 전 이사장과의 인사갈등 끝에 연임불가 통보를 받은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의 후임인선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문 전 장관이 연내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임명될 경우 메르스 경질후 149일만에 복귀하는 셈이다.
문 전 장관이 이끌 국민연금공단은 과제가 산적해 있다. 먼저 기금운용본부장을 채용해 기금운용을 정상화시켜야 한다. 기금운용본부를 따로 떼내 독립된 기금운용공사를 설립하는 등 개혁에도 나서야 한다. 문 전 장관에 적대적인 노동계와 시민단체 등의 반대여론도 넘어야 한다.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연금행동)은 선임이 확정되기도 전에 복지부 장관 서울집무실이 있는 충정로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서 문 전 장관의 이사장 내정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기로 했다. 연금전문가 문 전 장관이 메르스 부실대응의 장본인이라는 낙인을 지우고 낙하산 인사라는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을 넘어 어떤 성과를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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