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올해 대기업 구조조정의 완결판을 내놨다. 좀비기업을 가리기 위한 수시 신용위험평가 결과다. 이로써 이익으로 이자도 내지 못하면서 저금리의 온실속에서 연명하던 기업들의 옥석이 가려졌다. 국회의 태업으로 기업구조조정촉진법안(기촉법)이 내년에 자동폐기될 상황이어서 올해 안에 부랴부랴 구조조정(워크아웃)을 신청해야 할 처지지만 어찌됐건 이제 중요한 것은 가려낸 옥을 다듬는 것이다.

구조조정은 기업의 구조를 크게 혁신하거나 가다듬는 일이다. 피를 갈고, 새 살이 돋게 하는 일이다. 새롭게 재생되고 역동성을 갖추는 일이다. 지금 위기를 넘기는 게 목적이어서는 안된다. 미래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정도가 되어야 한다. 그게 구조조정의 본질이다.

구조조정은 쉬울 수가 없다. 필요한 일은 다해야 한다. 부족해서도 안된다. 암세포를 도려내는 일이라 생각하자. 전이된 것처럼 보이는 곳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도려내야 한다. 부진한 사업은 접고 사람도 줄여야 한다. 배치전환에 토를 달지 말아야 한다. 주인이 바뀌는 것 조차도 받아들여야 한다.

그것도 빨리 해야 한다. 고통스럽겠지만 늦추면 더 고통스러워진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또 있다. 새로운 일에 눈을 돌리는 것이다. 시절이 변하고 배경도 달라졌지만 그 원칙은 변함이 없다. 과거엔 불투명한 회계와 고금리, 외환, 오너의 독단 등이 원인이었다면 지금은 업황의 문제가 대부분이다. IMF 외환위기 당시엔 워크아웃을 신청한 기업 대부분이 3년 정도면 졸업을 했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는 4개 중 1개 정도만이 정상화됐다. 워크아웃 성적이 신통치않다는 게 이유다. 결국 경쟁력을 잃어버린 분야는 과감히 접고 경쟁력이 남은 분야 그것도 미래가 보이는 분야로 자원과 인력을 몰아야 한다. 채권단이 보호해 줄 때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고 새 사업에 투자하기에 좋은 때다. 경쟁력을 가진 기존사업에 신사업, 인수합병(M&A)까지 거침없이 진행되어야 구조조정이다.

구조조정 제도와 절차도 국가 경쟁력의 하나다. 우리는 벌써 두 차례의 어마어마한 대규모 구조조정 경험을 했다. 1997년 IMF와 2008년 금융위기때다. 10년 안팎을 주기로 벌써 세번째다. 성공사례도 많고, 실패사례는 더 어마어마 하다. 현대건설과 SK하이닉스는 구조조정의 총아다. 경남기업은 최악 사례의 교과서다. 다시 재연될 일은 없어야 한다.그 정도면 금융당국이나 채권단이나 이제 전문가가 될 때도 됐다.


kw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