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혼자 책가방 들고 조용히 입장…마지막 정리 하느라 바빠 로스쿨 1ㆍ2학년 후배들 빨간 손수건 전달…“사시 유예 철회해야”

[헤럴드경제=양대근ㆍ김진원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제5회 변호사시험이 4일 오전 전국 6개 시험장에서 예정대로 시작됐다.

전국 6개 시험장 중 한 곳인 서울 성동구 한양대 제1공학관은 흐린 날씨 때문인지 전반적으로 매우 차분했다. 학부모들과 동행한 응시생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고 대부분 혼자서 무거운 책가방을 들고 시험장에 들어갔다.

지난달 거세게 일었던 사법시험 존폐 논란의 여파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앞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3학년 학생들은 법무부의 사시 유예 입장 발표에 변호사시험 거부를 선언하고 응시 예정자 1886명의 시험등록 취소 위임장을 모으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지난달 23일 절반 이상이 위임장을 철회하면서 집단 시험 거부 방침도 거둬들였다.

서울행정법원 측에서 로스쿨 학생들이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변호사시험 실시계획 공고 취소 및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한 것도 입장 철회에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로스쿨 학생협의회 측은 “장기 투쟁에 들어가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시험장 입구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감지됐다. 로스쿨 1ㆍ2학년 학생들이 일찍부터 사시 존치를 반대하는 현수막을 걸고 미리 준비해 온 붉은색 손수건을 일일이 응시생들에게 나눠주고 있었다.

손수건에는 ‘사시폐지 유예는 사법개혁 포기다’ 라고 적혀 있었다. 시험운영위 측은 “변호사 시험이 끝나는 금요일에 현수막을 철거해 가라”고 로스쿨 학생들에게 당부했다.

‘선배님들 고맙습니다. 로스쿨 제도 정상화를 꼭 이뤄내겠습니다’ 고 적힌 현수막을 시험장 입구에 붙이던 김현수(27ㆍ서울시립대 로스쿨 1학년) 씨는 “그동안 (학생들이)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변호사시험이 예정대로 치러지고 선배들이 시험을 보는 것에 대해 비난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선배들이 이제는 사회에 진출해서 로스쿨 제도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3학년 이상의 응시생들은 별다른 말없이 각자 손수건을 받아 들고 시험장으로 향했다. 교실에 들어가서도 이들은 마지막 정리를 하느라 눈과 손에서 요점 정리 노트를 떼지 않았다. 오전 8시부터 시험장 입장이 시작됐고 10시가 가까워오면서 빈자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응시 인원이 가득찼다.

법무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변호사시험 응시 접수자 3115명 가운데 226명(7.25%)이 시험 접수를 취소했다.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2889명은 서울 5곳, 충남 1곳등 전국 6개 고사장에서 8일까지 시험을 본다.

응시 취소 사유로 ’사법개혁‘, ’로스쿨개혁‘ 등을 적은 경우는 19명에 불과했다.

한편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1회 87.25%에서 지난해 치러졌던 4회(61.1%)까지 매년 낮아지는 추세다. 합격자 수는 비슷하지만 재수생ㆍ장수생 등 응시 인원이 늘었기 때문이다. 합격자는 오는 4월 26일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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