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물적분할 전망 유력 사업부문 분할로 지배구조 완성 이재용 부회장 승계과정 해석도

지난달 31일 이뤄진 삼성SDI와 제일모직의 합병은 ‘전격적’이란 말 외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삼성그룹 측은 공식적으로 삼성SDI의 2차전지 부문과 제일모직의 소재 부문의 시너지 효과를 위한 합병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안팎의 시선은 다르다.

삼성에 정통한 재계 고위관계자는 1일 “이번 사업구조 개편의 종착역은 결국 에버랜드의 물적분할이 될 것”이라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에버랜드가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성격을 제대로 갖추는 심플한 구조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 부회장은 에버랜드 지분 25.1%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기획 사장이 8.37%씩을 갖고 있다.

한 증권사 리서치본부장 역시 이날 합병을 삼성전자를 중심에 둔 이재용 부회장으로의 승계 과정으로 해석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삼성그룹 지배구조

지난해 9월 제일모직의 패션사업 부문을 에버랜드에 양도한 것을 시작으로 4분기에만 5차례에 걸쳐 숨가쁘게 거쳐온 그룹 재편이 이어지고 있다. 그는 “삼성그룹의 위기 의식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면서 “사업부문 효율화가 목적이라면 이렇게 숨가쁘게 그룹 재편이 이어질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합병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지배력이 불안했던 제일모직은 삼성그룹의 전자계열로 안정적으로 편입될 수 있다. 제일모직 지분이 없던 이서현 사장은 지난해 제일모직이 패션사업을 떼어내 에버랜드에 양도함으로써 패션 부문의 주주경영을 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제일모직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11.6%)이다. 합병 후엔 삼성SDI의 1대 주주인 삼성전자가 13.5%의 지분율로 최대주주가 된다. ‘삼성SDI-제일모직-삼성전기-삼성테크윈-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전자 수직계열화가 이뤄지면서 이재용 부회장의 영향력은 더 강해지는 것이다.

결국 속도와 절차의 차이가 있을 뿐 최종 도착지는 이재용 부회장이 전자와 금융 계열을,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이 각각 호텔과 레저, 패션ㆍ광고를 맡는 사업분할에 닿아 있다.

에버랜드는 현재 이부진 사장이 리조트ㆍ건설 부문을, 이서현 사장이 에버랜드의 패션 부문을 담당하며 공동 경영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떼어낼 경우 에버랜드는 명실 공히 삼성그룹의 지주사로 남게 되며 이를 이 부회장이 맡음으로써 지배구조 재편의 마무리를 짓게 된다는 것이 삼성가 안팎의 유력한 전망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삼성그룹의 사업구조 재편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투자업계 고위관계자는 “현재 삼성전자의 현금성 자산은 50조원을 넘어 연말엔 60조원에 달할 것”이라며 막대한 자금을 쌓아놓는 이유를 승계과정에서의 필요성과 연결 지어 해석했다.

당장 가능성이 큰 것은 건설 부문이다. 현재 삼성그룹은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에버랜드, 삼성중공업에서 건설사업을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이번 삼성SDI와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제일모직이 보유한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을 삼성물산에 매각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김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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