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E300’ 블루텍 하이브리드

요즘 고급 자동차 시장을 보면 디젤을 앞세운 유럽차들과, 하이브리드를 앞세운 국산 및 일본차들의 대결구도다. 그런데 디젤 부문 강자인 메르세데스 벤츠가 이 경계를 무너뜨렸다.

디젤 세단에 전기모터를 첨가함으로써 경제성과 친환경성이 극대화된 ‘디젤 하이브리드 세단’ E300 블루텍 하이브리드가 주인공이다.

이 모델은 현존하는 고효용ㆍ친환경차의 장점을 모두 더한 ‘끝판왕’이다. 제원에 표시된 복합연비는 17.2㎞/ℓ(1등급, 고속 19.5㎞/ℓ 도심 15.7㎞/ℓ)였다. 그런데 서울 노원~강서구 김포국제공항~광화문에 이르는 총 68㎞ 구간에서 고속주행 및 시내 저속주행 등으로 계산한 실연비는 18.9㎞/ℓ로 공인 복합연비보다 더 높았다. 동급인 E250 CDI의 복합연비 14.9㎞/ℓ보다도 높다. 소형차인 A클래스(18.0㎞/ℓ)와도 큰 차이 없는 수준이다. 하이브리드 덕분이다.

하이브리드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주행성능에서도 합격점을 줄 만했다. 배기량 2143㏄, 직렬4기통 디젤엔진은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51.0㎏.m의 성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최고 안전속도는 시속 242㎞,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도달시간)은 7.5초에 불과하다. 고속주행에서의 차체 안정감, 핸들링도 일품이었다.

그렇다고 흠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천천히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는 시속 35㎞까지 전기모터의 힘만으로 가속(EV모드)할 수 있었지만, 평소 습관대로 밟다 보면 시속 15~20㎞의 속도에서도 곧장 디젤엔진이 켜지곤 했다. 하이브리드를 채택했지만 디젤에 대한 의존이 높은 셈이다.

한편 내외관은 기존의 뉴 E클래스와 거의 같다. 최근 디자인의 주요 콘셉트를 젊음과 역동성에 두고 있는 만큼, 전면에 기본 적용된 다이내믹 LED 헤드램프가 눈에 띈다. 뒤로 갈수록 상승하는 역동적이고 입체적인 측면 라인은 다시 봐도 인상적이다.

내장은 한국 소비자의 입맛을 맞추는 데 중점을 뒀다. 이전 모델과 비교해 열선 스티어링과 뒷좌석 열선이 기본 적용됐으며 룸미러 하이패스 기능을 추가했다. 키를 꺼내지 않아도 차문을 열고 닫을 수 있는 키레스-고(Keyless-Go) 기능도 넣었다.

다만 한국형 내비게이션이 적용됐음에도 사용이 여전히 불편한 점이 있었고, 연비 표기 방식도 유럽 방식인 ℓ/100㎞를 고수한 점은 조금 아쉬웠다. 가격은 8110만원으로 동급 디젤 세단인 E250 CDI 4매틱(7070만원)보다 1040만원이 비싸다.

신동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