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작년 4분기 들어 시중은행의 대출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대출심리를 보여주는 지표가 마이너스로 전환해 7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한 것. 수출 부진과 경기 침체, 가계대출 심사 강화 등으로 올해는 대출이 더욱 팍팍해질 전망이다.
5일 한국은행이 국내 172개 금융기관 여신업무 총괄담당 책임자를 상대로 설문조사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시중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전분기보다 10포인트 떨어져 -9를 기록했다.
이 지수가 마이너스로 내려간 것은 2009년 4분기(-4) 이후 6년(24분기) 만에 처음이자 2008년 4분기(-23) 이후 최저치다.
대출태도지수가 음(-)이면 대출 조건을 강화하겠다고 응답한 금융기관 수가 완화하겠다는 기관보다 많다는 뜻이다.
양(+)으로 나타나면 그 반대의 경우를 의미한다.
한은은 올해 1분기 시중은행 대출심리는 하락세를 이어가 -15까지 주저앉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경기둔화 등으로 주요 업종에서 수출 부진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기업경기가 악화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작년 4분기에 대출심리가 위축된 것은 정부의 가계부채 정책 강화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깐깐하진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된다.
실제 시중은행의 가계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13으로 전분기(6)보다 무려 19포인트 곤두박질쳤다. 올 1분기에도 -13으로 대출 강화기조가 계속될 전망이다.
조성민 한은 금융안정국 과장은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관리 방안이 본격 시행되면 국내은행의 대출태도가 4분기 수준의 강화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업에 대한 대출도 나란히 음(-)의 값을 나타냈다.
작년 4분기 시중은행의 대기업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전분기 -6에서 -13으로 위축됐다. 중소기업에 대해서도 완화기조가 강화로 전환해 -3을 기록했다.
이 같은 상황은 올 1분기에도 지속할 것으로 우려됐다. 대기업은 -19, 중소기업은 -6으로 각각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조 과장은 “대기업은 수익성 악화와 취약 업종의 부실 우려로 실적이 나빠질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중소기업도 신용이 낮아 리스크가 큰 기업들을 중심으로 대출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비은행금융기관의 대출심리도 위축된 것으로 드러났다.
작년 4분기 상호저축은행과 생명보험회사의 대출태도지수가 모두 0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신용카드회사(19→6), 상호금융조합(-5→-6)도 지수가 낮아졌다.
이러한 분위기는 올해 1분기에도 이어져 상호저축은행(-11)ㆍ상호금융조합(-15)ㆍ생명보험회사(-10)가 나란히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신용카드회사는 오는 31일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영향으로 대출태도가 완화(13)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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