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통일준비위원회등 개점휴업 통일상품 출시 은행도 4곳 불과 계좌수·잔액등 실적도 감소 MB정부 녹색금융 되풀이 논란
박근혜정부의 ‘통일대박론’과 함께 금융권에 불었던 ‘통일금융’ 열풍이 사그라들고 있다. 통일금융상품 실적이 감소세로 돌아섰고, 관련 논의도 사실상 중단됐다.
MB정부 당시 ‘반짝’한 뒤 사라진 녹색금융의 전철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금융권 내 통일금융에 대한 논의는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전체 17개 은행 가운데 통일관련 상품을 출시한 곳은 4곳에 불과하다. 반짝 특수로 은행들마다 통일준비위원회 등도 발족했지만 뚜렷한 성과 없이 종료되거나 개점 휴업상태다. 은행권을 제외하면 카드 등 다른 업권의 통일금융 상품 및 논의는 전무한 실정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통일금융 관련 세미나는 계속 하고 있지만 여전히 두루뭉술하고 인식공유 차원”이라면서 “통일이 되면 북한에 어떻게 국내은행이 들어갈지, 현지 기업에 어떻게 자금을 지원할지 등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논의는 빠져있다”고 말했다. 통일금융 상품의 열기도 식어가고 있다. 지난 2014년 6월 금융권 처음으로 출시된 우리은행의 ‘우리겨레통일통장’은 지난해 3월 계좌수 1869좌, 잔액 3042억원으로 정점을 찍었으나 이후 증가세가 꺾이며 실적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같은 달 출시된 KB국민은행의 ‘통일기원적금’ 상품 역시 출시 1년여만인 지난해 7월부터 계좌수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상황은 NH농협은행의 ‘NH통일대박 예ㆍ적금’도 마찬가지다.
최고점을 기록했던 시기 대비 지난해 말 예금 잔액은 25%, 적금 계좌수는 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늦게 출시된 IBK기업은행의 통일대박기원통장’도 지난해 10월부터 증가세가 주춤해졌다.
정부 상황도 다르지 않다. 지난 2014년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대박론’ 발언 이후 관계부처 전문가들로 통일금융 TF를 구성하며 의욕을 보였지만 지난해 초 부처 합동 TF회의를 무기한 연기하며 결국 종료해버렸다. 그 뒤엔 경제활성화, 구조개혁 등이 현안으로 제시되면서 통일금융은 정책우선순위에서도 밀린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자 금융권에서는 사전에 수요 조사 및 실효성 등 시장상황을 면밀히 고려하지 않은 채 정권의 입맛을 맞추는 데만 급급했던 결과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통일이란 자체가 워낙 개념이 모호하고 커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방향을 못잡고 있다”면서 “정부가 명확한 통일금융 청사진을 내놓고 있지 않아 세부안을 세울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결국 MB정부의 녹색금융과 같은 길을 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재 녹색금융은 정권이 바뀌면서 존재 자체가 사라졌다 환경 및 신재생에너지 등과 관련한 예ㆍ적금, 카드, 펀드, 보험, 대출 등을 소개하는 녹색금융종합포털을 보면 2012년 이후 출시된 녹색금융 상품은 전무하다.
전문가들은 통일금융에 대해 단순히 상품개발 수준에 머물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계획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통일에 따라 금융시스템이 단기간에 통합되는 과정에서 혼란이 발생할 수 있어 오히려 금융시스템 전체의 불안정성이 심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상욱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전략연구실장은 “통일금융은 단순한 상품개발 수준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북한지역의 새로운 금융시스템으로의 이행과 금융시스템의 통합 과정에서 정책당국과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조성하고 해외 네트워크를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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