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안함 좌초설은 허위주장이나 비방목적 없어 무죄 - 김태영 당시 국방장관 등 공직자 명예훼손은 유죄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2010년 3월 발생한 천안함 사건에 대해 좌초설을 제기해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기소된 신상철(58) 전 민군합동조사단 조사위원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010년 8월 재판이 시작된 이후 약 5년 5개월 만에 나온 판결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 이흥권)는 25일 선고공판을 열고 신 전 위원에게 징역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신 전 위원이 천안함 좌초설을 주장한 것은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 무죄로 봤지만 김태영 당시 국방부장관 등 공직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부분에 대해선 유죄를 인정했다.
앞서 신 전 위원은 사건 발생 당시 ‘천안함은 북한 어뢰에 의한 공격이 아니라 암초에 부딪혀 좌초했다’, ‘정부 책임자들이 침몰원인을 조작할 시간을 벌기 위해 구조를 지연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 커뮤니티 서프라이즈에 여러 차례 올려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검찰은 2010년 8월 허위 사실을 유포해 국방부장관, 해군참모총장, 합조단 위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신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재판부는 선고에 앞서 그간 과학적 증거와 조사를 통해 천안함 침몰은 좌초가 아닌 수중폭발로 함선이 절단돼 발생했다고 결론지었다.
이와 반대되는 주장을 한 신 전 위원에 대해 재판부는 “정부와 군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은 민주정치의 기본이며 그에 따른 표현의 자유도 광범위하게 보장돼야 한다”며 “(신 전 위원의) 분석과정이 합리적이지 않았다고 해서 쉽게 형사처벌을 내리는 건 국민들간 논쟁을 봉쇄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당시 초기 대응 과정에서 정부가 지나치게 정보를 독점하고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좌초설을 진실로 믿게 하는 단초를 제공했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천안함 좌초설을 주장한 신 전 위원의 표현이 다소 공격적이었지만 비방의 목적이 없다”며 무죄로 판결했다.
그러나 당시 MB정부와 군 당국이 정치적 목적으로 선체인양과 생존자 구조를 고의 지연했다는 신 전 위원의 주장에 대해선 “허위성을 최소한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도 비방의 목적으로 글을 게재했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신 전 위원은 당시 인터넷에 ‘김태영 국방부장관이 함미 좌현의 스크래치를 없앴다. 김 장관을 증거인멸로 고발한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사실을 추가로 확인하지 않고 써 국방장관 개인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봤다.
이어 ‘살아돌아올 수 있었던 생존자들에 대한 구조를 일부러 지연했다’고 주장한 신 전 위원의 글에 대해 재판부는 “매우 충격적인 주장”이라며 “자극적ㆍ경멸적 표현으로 공직자 개인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재판을 마치고 법정 밖에서 신 전 위원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던 중 천안함 유족이라고 주장하는 한 남성이 신 전 위원을 강하게 비난하면서 잠시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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