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한국과 미국간의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북한과 중국에 대한 압박 강도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로 불리는 사드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비한 요격용으로 필요성이 거론되지만, 사드 시스템과 함께 사용되는 엑스밴드(X-Band) 레이더의 반경이 1000㎞ 이상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중국용 압박을 위한 카드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이유로 중국은 한미간 사드 배치 논의에 대해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이 기습적으로 감행된 이후 중국의 대북 제재 의지가 한국과 미국은 물론,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서 한미간 사드 배치 논의가 급속도로 진전된 양상이다. 북한의 도발이 1차적으로 사드 도입 논의에 불을 지폈고, 대북 제재에 대한 중국의 미온적인 반응이 한미 수뇌부의 결심을 굳히게 한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사드 배치 논의는 지난 13일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공식적으로 불거졌다. 당시 박 대통령은 대북 제제를 위해 중국의 도움을 간절히 요청하면서 한편으로 사드 배치 관련 질문에 “안보와 국익에 따라서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한 것. 이후 중국의 별다른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미국 측에서 다양한 차원에서 한반도 사드 배치가 논의돼왔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 유력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미국 국방부에 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하라고 공개적으로 권고했다.
CSIS는 미국 국방부의 용역을 받아 작성한 275쪽 분량의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2025’ 보고서에서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전략 차원에서 지역 미사일 방어(MD)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CSIS는 “한국은 사드와 같은 시스템을 독자로 개발하겠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의 경험으로 볼 때 수십 년의 노력이 요구된다”며 “북한의 점증하는 미사일 위협을 감안할 때 사드는 소중한 (방어)역량”이라고 강조했다.
미 정관계 주요 인사들도 한반도 사드 배치론을 주장하고 나섰다.
빌 클린턴 정부 2기 미국 국방장관 출신으로 현 국방 분야 로비스트로 활동 중인 윌리엄 코언은 11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 비영리기구인 미중관계 위원회가 주최한 세미나에 참석해 “미국이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고려하고 한국과 일본도 사드 도입을 고려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미국 의회에서는 맥 손베리(공화당, 텍사스주) 하원 군사위원장이 나서 한반도 사드 배치를 공론화했다.
손베리 위원장은 북한 핵실험 이튿날인 지난 7일 성명을 내고 “미국은 반드시 한국과 공조해 사드를 포함한 미사일 방어체계를 한반도에 배치하고 미국 본토에서도 자체 미사일 방어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한민구 국방부 장관도 지난 25일 언론 인터뷰에서 “사드는 분명히 국방과 안보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군사적 수준에서 말하자면 우리의 능력이 제한되기 때문에 군사적으로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며 국내 사드 논의에 힘을 실었다.
한편, 미국 측에서 한국과 사드의 한국 배치 문제에 관해 협상 중이며, 이르면 다음주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미국 관리들을 인용,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최근 한국 고위관리들을 만난 미국의 한 전직 관리는 “한국 정부 내에서 사드 도입에 대한 의견 일치가 형성 중인 것처럼 보인다”며 “막후에선 사드가 타결에 근접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보도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한반도의 사드 배치 문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따라 우리의 안보와 국익에 따라 검토해 나간다는 데 변함이 없다”며 시인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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