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하면 우대금리드려요”…예약판매까지 등장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 내달 14일 첫 출시되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금융권의 불꽃튀는 고객쟁탈전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이른바 ‘만능통장’으로 불리는 ISA는 여러 금융상품을 한 바구니에 담아 관리할 수 있지만, 연간 200만~250만원의 세제혜택을 보기 위해서는 3~5년간 계좌를 유지해야한다.

중장기적으로 고객과 자금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금융권은 올해만 12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ISA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정부 주도 상품의 경우 초반 일주일간의 판세가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은행과 증권사들이 사전예약까지 나서면서 과열경쟁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2일 업계 최초로 ISA 전용상품을 내놨다.

사전에 예약(0.2%포인트)을 하고 우리은행 ISA에 100만원 이상 가입(0.3%포인트)시 우대금리가 붙어 최대 연 2.1%의 금리를 준다.

또 ISA에 100만원 이상 신규 가입을 위해 이 상품을 중도해지 해도 개인별 2000만원까지 약정이율을 그대로 적용해준다. 보통 해지할 경우는 약정이율이 아닌 해지이율이 적용돼 0.5%안팎의 낮은 이율만 받을 수 있다.

앞서 KEB하나은행도 사전마케팅을 통해 ISA고객확보에 나선 바 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달 25일부터 일주일가량 ISA 계좌 개설을 원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사전예약을 받았다. 상품은 아직 출시되지 않았지만 은행거래신청서와 투자정보확인서 등에 이름과 서명을 받는 형태로 진행된 것을 알려졌다. 이후 3월 전산시스템 등록 이전에 상품이 출시되면 전화로 상품 상담을 한 후 전산 등록 당일 직접 방문해 거래를 확정짓는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증권업계도 사전가입고객을 대상으로 이벤트 혜택을 진행하는 등 투자자 선점에 동참하고 있다.미래에셋증권, 신한금융투자, 대우증권, 펀드온라인코리아 등은 지난 1일부터 비과세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와 ISA 퀴즈에 응하거나 가입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이벤트 상품은 커피 기프트콘 등 대부분 소액이지만 구체적인 투자 절차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입 이벤트가 진행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미래에셋증권은 비과세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와 ISA에 대한 퀴즈를 풀면 추첨을 통해 커피 기프티콘 등 모바일 쿠폰을 제공한다. 신한금융투자는 ISA 설문에 참여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추첨 후 CU모바일 상품권을 증정한다. 대우증권은 ISA, 비과세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10만원 이상 적립식 가입 고객에게는 최대 2만원의 모바일 상품권을, 일시에 납입하거나 타사에서 대우증권으로 이전해 300만원 이상 상품을 가입한 고객에게는 최대 10만원의 백화점 상품권을 증정할 계획이다. 펀드슈퍼마켓을 운영하는 펀드온라인코리아는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에 대한 이슈를 문자로 보내주는 ‘바로바로 알기 이벤트’를 신청한 고객을 추후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를 구매할 경우 선착순 1000명에 한해 펀드 쿠폰 1만원권을 제공한다.

이처럼 금융사들이 너나 없이 사전예약에 나서는 이유는 고객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ISA는1인 1계좌만 허용돼 복수 가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출시 초기에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ISA는 의무 가입 기간이 5년이나 돼 금융사로서는 향후 안정적인 수익도 챙길 수 있다.

유치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상품이 나오기 전부터 본점에서 영업점과 직원들에게 목표 판매량을 할당해 체크하고 ISA 유치 실적을 펀드나 주가연계증권(ESL)등 과 같이 직원 핵심성과지표(KPI)에 반영하는 금융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금융권의 무리한 실적경쟁이 불완전판매 위험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ISA는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5년 이상 가입해야 하고 중도 해지 시 덜 냈던 세금을 다시 토해내야 한다. 하지만 가입자 유치에만 신경쓰다보면 이런 주의점을 알려주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운용 수수료도 내야 하는데 유치경쟁이 과열되면 예ㆍ적금 상품으로만 ISA 계좌를 운용하면 비과세 혜택을 받더라도 이자 수입이 큰 차이가 나지 않거나 심지어 적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도 간과되기 쉽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