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남풍이 한라산 넘으면 바람 방향 두갈래 봄철 남풍 불면 더욱 불안해지는 제주공항 “강풍 땐 비행기를 잡아 흔드는 수준” 남서에서 북동쪽으로 뻗은 활주로도 강풍에 취약 [헤럴드경제=원호연ㆍ박혜림 기자]지난달 폭설로 항공기 운행이 전면 중단되면서 9만명이 발이 묶였던 제주공항이 이번에는 난기류와 강풍으로 항공기 결항과 회항, 지연 운항이 속출했다. 이같은 모습은 봄바람이 불면 더 자주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한라산 북쪽에 위치한 제주공항의 특성 때문이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와 제주지방항공청에 따르면 11일 오후 6시30분 제주에서 김포로 갈 예정이던 제주항공 7C146편을 포함해 53편이 결항했다. 또 18편은 회항했고, 140편은 지연 운항했다.

항공기 결항 또는 지연 운항으로 제주에 발이 묶인 승객이 늘어나 공항 대합실은 저녁시간 내내 혼란스러운 풍경을 자아냈다.

일부 승객은 기다리다 지쳐 종이상자 등을 바닥에 깔고 눕거나 대합실 구석에 주저앉아 휴식을 취했다. 지난달 한파와 폭설로 제주공항 활주로가 폐쇄돼 수만명의 체류객이 발생했던 ‘폭설 대란’ 때와 비슷한 풍경이 16일만에 재현된 셈이다.

이날 항공기 결항의 주 원인은 강한 바람 때문이었다. 11일 제주공항에는 윈드시어(난기류) 경보가, 제주도 전역에는 강풍주의보가 각각 발효됐다. 제주 공항에는 순간 최대 초속 15m의 강한 바람이 불었다.

제주공항은 다른 국내 공항에 비해 강풍에 취약하다. 한국항공운항학회의 2011년 ‘국내 항곡운항에서 기상현상이 결항 및 지연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2006~2009년 제주공항에서는 총 1665편이 결항돼 국내 공항 중 가장 많은 결항 횟수를 나타냈다.

이중 강풍으로 인한 결항이 44.92%로 가장 많고, 태풍은 24.08%로 ‘섬이라는 지리적 위치 상 바람이 운항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항공기상청 관계자는 제주도가 바람의 영향에 취약한 이유를 한라산에서 찾았다. 이 관계자는 “지난 11일처럼 강한 남풍이 한라산을 타고 넘으면서 바람이 양쪽으로 갈라져서 활주로에는 동풍이나 북동풍이 강하게 분다면서 “상층부와 하층부에서 서로 다른 방향의 바람이 불면서 착륙하는 항공기가 흔들릴 가능성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북풍이 강하게 불 경우 남서에서 북동쪽으로 뻗은 제주공항에 착륙하는 항공기에는 기체와 수직으로 측풍이 부는데, 이 역시 항공기의 안전에 영향을 준다.

한 조종사는 “제주공항에 바람이 강하게 불 때는 비행기를 잡아 흔드는 수준이어서 안전에 영향이 있다”면서 “이럴 때는 회항이나 결항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항공기상청 관계자는 “날씨가 풀리고 봄으로 접어들면서 남풍이 강하게 부는 날이 많아질 것”이라며 “봄철 항공기 안전을 위해 정확한 기상 예보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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