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장중 원ㆍ달러환율이 5년 7개월만에 최고치인 1230원대를 돌파하면서 코스피 등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오전 10시현재 달러당 1,235.10원으로 전일보다 7.7원 올랐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235원대까지 올라선 것은 2010년 7월 1일(최고가 1,238.8원) 이후 처음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1월 정책회의 의사록에서 새로운 경제 하방 리스크를 거론하고,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감산에 반대하는 등 위험회피 심리를 강화하는 요소가 많아 원달러 환율에 상승 압력을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정부가 테러방지법안 처리를 국회에 촉구하며 북한의 테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히는 등 남북관계 경색에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도 원화 약세를 부채질하는 요인이다.
특히 우리 수출경쟁국인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가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원달러환율이 ‘나홀로 상승(원화가치 평가절하)’하고 있는 점은 눈길이 가는 대목이다.
올 들어 미 달러가치가 하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ㆍ달러환율은 2015년 말 대비 4.4% 절하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아시아 주요국 통화가 설연휴동안 달러화 대비 강세를 보이다가 약세로 돌아선 반면, 원화는 설연휴 전보다 더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지난 7~14일 원화는 미국 달러 대비 1.20% 절하됐다.
같은 기간 달러화 대비 0.64% 절상된 싱가포르 달러와는 차이를 보인다.
또 18일(현지시간) 중국 인민은행은 달러화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0.13% 절상했지만 위안화 환율과 동조화 현상이 심화된 원화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통상 한국경제에서 원화가치의 나홀로 하락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물가상승과 선진국의 통상 압력, 국가신인도 하락과 외환위기 촉발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원화가치의 하락의 경우 이 같은 부담과는 거리가 멀다고 보고 있다. 물가 불안이 상존하거나 국가 신용등급이 악화될 가능성이 적다는 분석에서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유로존, 일본 등 선진국 사례에서 나타나듯이 현 시점에서의 원화가치 하락은 시차를 두고 수출경기 개선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경기회복의 기대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강해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
전문가들은 원ㆍ달러환율의 상승세가 급격할 경우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내놨다. 수출 기업의 제품가격 하락에 도움이 되기 보다는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국인의 자금 유출을 촉발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현재 상황에서는 원화 약세보다는 달러화 강세의 요인이 원/달러 환율의 급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그 영향으로 자금 유출 불안 등이 나타나 원화 약세가 이어지는 것”이라고 배경을 분석했다.
원화 약세는 기본적으로 해외 시장에서 우리나라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수출에는 도움이 되지만, 단기간의 급등은 수출업체들이환 위험 관리에 어려움을 겪게 만들 수 있다.
이 위원은 “원/달러 환율의 급등은 수출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지나치게 변동성이 큰 경우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보다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문일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원ㆍ달러환율이 1200원 위에서 빠르게 상승할 경우 부작용이 더 클 수도 있다”며 “특히 원ㆍ달러환율이 1300원선에 접근할 경우 환차손에 따른 외국인 코스피 현물 순매도가 이어지면서 한국 증시는 부진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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