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샤프 측도 삼성이 나서주길 내심 바라고 있다.’

삼성그룹이 경영부진으로 매각될 처지인 일본 샤프의 마지막 알짜 자산인 사카이 공장의 주식을 인수할지 여부에 대해 일본 언론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22일 경영재건작업이 진행중인 일본 샤프의 인수자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삼성전자의 움직임이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보도하고, 샤프측으로서도 삼성의 지원을 은근히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을 내놨다.

이 신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앞서 여러 차례에 걸쳐 샤프 인수를 제의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이재용 부회장이 서울 본사에서 일본 대형 금융기관 대표와 만난자리에서 “샤프를 지원하고 싶은데 일본 정부를 비롯한 여기저기서 (우리의 진심을)오해해 경계하고 있다”며 “(삼성의) 진의를 전달해 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

특히 같은 해 12월에는 삼성이 샤프에 직접 “당사는 사카이(堺) 공장의 경영권 취득을 진지하게 고려 중이다. 연초부터 본격적으로 자산실사에 나서고 싶다”며 인수를 제의했다.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은 2013년 샤프에 약 100억 엔(약 1천억원)을 출자할 때도 직접 샤프 본사를 방문해 협상을 진두지휘했을 만큼 샤프 인수에 진정성을 보였다.

삼성은 당시 출자와 맞바꾸는 형식으로 샤프의 복사기 사업 인수를 추진했으나 경제산업성과 일본 복사기 업계의 맹렬한 반대로 좌절됐다. 이후 샤프로부터 액정 패널을 조달하는 것 외에는 제휴관계가 진전을 보지 못했다.

삼성이 샤프 측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사카이 공장은 샤프와 대만 홍하이가 2012년부터 공동경영하는 TV용 액정패널 공장이다. 샤프와 홍하이는 공장운영회사인 사카이 디스플레이 프로덕트(SDP) 주식의 38%씩을 소유하고 있다. 이중 샤프 측 지분의 전부 인수를 제의한 것이다.

장부가격으로 700억 엔(약 7000억 원)에 달하는 SDP 주식은 마지막 남은 알짜 자산이다. 자금사정이 어려운 샤프는 오사카(大阪)시에 있는 오사카본사 건물과 해외 주력공장 등 시장에서 팔릴만한 건 모두 팔아 현금을 조달해 오고 있다. 이 바람에 현재우량 부동산 등은 거의 남아있지 않다.

삼성으로선 무조건 ‘남는 장사’다. 고품질 대형 패널을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10세대 공장을 자체적으로 신설하려면 수천억 엔(수조 원)이 들지만 SDP 주식은 장부가의 2배를 주고 사더라도 1000억 엔(약 1조원) 미만이면 된다. 삼성으로서는 충분히 수지가 맞는 셈이다.

샤프 측도 삼성의 참여를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사카이 공장을 샤프와 공동운영중인 대만 홍하이에 대해서는 불신을 걷어내지 못한 상태다.

샤프의 한 관계자는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홍하이가 의기양양하게 공동운영으로 실적이 좋아진 ‘사카이 모델’을 내세우고 있지만 내용을 알고 보면 그렇지 않다”면서 “샤프가 삼성을 고객으로 확보해 가동률을 높인 것일뿐 홍하이는 안정적인 고객을 개척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샤프 측은 오는 24일 정기 이사회, 늦어도 25일 임시 이사회에서 에서 우션협상권자인 홍하이와 정부계 민관투자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JC ) 중 한 곳을 인수자로 최종 선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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