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언하펜 전경, 마리나 시설
메디언하펜 전경, 마리나 시설
메디언하펜의 랜드마크인 라인타워와 Neuer Zollhof
메디언하펜의 랜드마크인 라인타워와 Neuer Zollhof

[헤럴드시티=안형석 기자]라인 강(Rhine River) 중하류에 위치한 뒤셀도르프(Dusseldorf)는 독일의 내륙 항구도시로서 거주환경과 삶의 질이 높고, 세계적으로 기업환경이 좋은 도시로 알려져 있다. 뒤셀도르프는 런던과 파리에 비하면 작은 도시이지만 독일에서 여섯 번째로 큰 도시로, 인구는 약 60만 명이며 독일에서 드물게 지속적으로 인구가 유입되고 있는 도시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NRW)의 주도로 경제·산업의 중심도시이며, 재정흑자의 부유한 도시이기도 하다.현재의 메디언하펜(MedienHafen: Media Harbour) 지역은 원래에 1898년 철도·항만 시설로 개발되었던 곳으로, 2차 세계대전이후에 석탄 및 철강 산업의 무역항으로 재건되어 1960년대까지 경제도시로 급성장하였다. 그러나 1970년대 석탄 및 철강 산업이 쇠퇴하면서 철도와 항만시설도 급격히 쇠퇴하게 되었고, 산업시설 이전, 인구감소와 실업률 증가, 저임금, 불량한 생활환경의 악순환이 이어지는 지역이 되었다. 상업 항만지역이 더 이상 필요가 없게 되면서 1976년 시의회는 베르거하펜(BergerHafen)과 촐하펜(Zollhafen) 구역을 폐쇄하기로 결정하였다.

뒤셀도르프 메디언하펜의 단계별(4단계) 계획
뒤셀도르프 메디언하펜의 단계별(4단계) 계획

대신 이곳에는 라인타워와 NRW주 의회 의사당(1988)의 새로운 건물이 들어섰고, 1989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카이슈트라세(Kaistraße)와 스페디치온슈트라세(Speditionstraße)를 중심으로 메디언하펜이라는 이름의 상업업무주거 복합단지로 조성하기 시작하였다. 메디언하펜, 영어로 ‘Media harbour’ 라는 이름은 미디어 중심의 새로운 산업과 경제 중심지로 변화하는 도시의 구조적 변화를 의미한다. ‘미디어’에는 방송, 정보, 통신뿐만 아니라, 광고, 디자인, 패션, 예술, 영화, 건축, 유럽연구소, 데이터, 커뮤니케이션, 창조지식산업 등 도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미래수요자 중심의 고부가가치 산업들이 포함된다.메디언하펜 지역은 단계적으로 재생이 진행되고 있다. 앞서 언급된 바와 같이 1단계(1978~1991)에는 라인타워와 NRW주 의회 의사당이 조성되었으며, 이후 서부독일방송사(WDR) 스튜디오(1991)도 건설되었다. 2단계(1989~1999)에는 메디언하펜에 방송시설 및 소규모 사무실, 문화시설, 화실, 수공예 작업실을 유치하고 주로 개별 건물 단위로 개발이 진행되었다. 강변지역 건물의 50%는 보존하여 리모델링을 하고, 50%는 신설하여 신구 건물이 혼합된 지역으로 재생하였다. 시 재원은 2~3단계 구역을 연결하는 보행교에 주로 투입되었으며, 나머지는 대부분 민간자본으로 건설되었다.

라인 강을 따라 이동하는 화물선, 좌측 부지가 메디언하펜
라인 강을 따라 이동하는 화물선, 좌측 부지가 메디언하펜

3단계(1999~현재)는 현재 진행 중으로 호텔과 오피스 중심의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추진 중인 쾨니히스킨더(Konigskinder) 주상복합 프로젝트는 주거지 공급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4단계는 계획 중으로 향후 메디언하펜 지역의 발전에 따라 개발할 수 있도록 유보지로 존치하고 있는 상태다. 이처럼 40여 년에 가까운 긴 세월 동안 점진적인 발전을 통해 도시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자생적인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메디언하펜은 또한 수려한 도시‧건축 디자인으로 유명하여 아시아와 유럽 각지의 도시‧건축 관련 전공자들의 답사지가 되고 있다. 메디언하펜의 세 가지 건축 목표는 랜드마크, 공공성(녹지‧인도 등), 아이덴티티로 요약될 수 있는데, 이러한 건축 목표 실현을 위해 몇가지 실행방안을 가지고 개발계획을 수립하였다. 우선 메디언하펜의 건축 디자인은 시 정부에서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모든 신규건축구역을 국제공모를 통해 조성하였다. 그리고 시에서 토지를 매각할 때, 투자자에게 세계적 건축가가 건물을 설계하도록 요구하여 독특하고 뛰어난 디자인의 건축물이 들어서도록 하였다. 프랭크게리가 설계한 노이어 촐호프(Neuer Zollhof)는 뒤셀도르프의 또 하나의 랜드마크인데, 혁신적이고 독특한 디자인의 건축물로 다채로운 수변경관을 창출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또한 메디언하펜 단지 내에 조성되는 건물에는 광고를 전면 금지하여 깔끔한 보행환경과 거리 경관을 유지하고, 건물 디자인이 부각될 수 있도록 하였으며, 과거 항만의 흔적을 남기고 지역 정체성을 보전하기 위해 철골구조의 화물 트레인 등 일부 기존 시설과 건축물을 보전하였다.메디언하펜 개발의 파급효과는 뒤셀도르프시 전체에 영향을 미쳤다. 800개의 기업과 8,6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였고, 현재까지 약4억 유로의 투자유치효과가 발생하였으며, 앞으로 총 16억 유로의 투자유치효과가 예상된다. 메디언하펜으로 입주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기업들이 여전히 많이 있는데, 이는 단순히 건물 옆에서 볼 수 있는 광고가 없더라도 이곳에 들어온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히 기업 홍보가 이루어지고, 기업 환경도 우수하기 때문이다.

반면 메디언하펜의 보행자 유동인구는 구도심과 비교하여 매우 적은 편이었다. 여기에 대한 담당자의 명확한 의견을 듣지는 못하였으나, 업무 중심의 건물용도, 구도심에서 보행 접근하기에는 다소 먼 거리 등이 주 원인으로 생각된다. 다만, 메디언하펜 마스터플랜에서 보행동선 축을 연결하는 계획을 수립하여 추진 중에 있으며, 공실률은 3~6%의 낮은 수준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현재 뒤셀도르프의 항만 기능은 좀 더 하류쪽으로 이전하였고, 라인 강 수상 운행의 85%는 유람선 등 서비스 사업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항만의 물류기능은 15% 이하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뒤셀도르프와 뒤스부르크, 프랑크푸르트, 마인츠 등 주요 항만지역을 연결하고 있으며, 물류・교통 인프라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1960~1970년대 화물차 중심으로 이동했던 물류‧유통 인프라는 다시 철도와 항만 등 다양한 교통 인프라를 함께 활용하는 체계로 이동하고 있다.뒤셀도르프는 주정부의 보조로 1993년 구도심과 연결되는 2km의 강변도로를 지하화하고 그 상부를 보행자전용도로(Rheinuferpromenade)로 조성하여 도시녹지축을 연결하였다. 이를 통해 강변도로로 단절되었던 수변으로의 접근성을 확보하고 구도심에서 메디언하펜까지 연결되는 보행로를 확보하게 되었다. 수변으로의 접근과 활용이 가능해지면서 수변공간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과 도시이미지가 변화하게 되었고, 구도심의 상권활성화에도 기여하게 되었다. 이처럼 뒤셀도르프는 구도심과 보행자 전용도로, 메디언하펜으로 연결되는 도시 중심축을 완성하면서 도시의 발전가능성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시대에 따라 입지와 기능은 변화하더라도 도시의 역사와 다양성을 유지하면서 미래지향적인 항만도시재생을 진행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1980년대부터 시작된 메디언하펜의 도시재생은 35년 이상 지속되면서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에 있으며,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본 기사는 세계도시정보(https://ubin.krihs.re.kr/ubin/wurban/citydesign_view.php?no=1549&thema=&start=0) 사이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