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창훈 기자] 대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고 있는 박 모(46세) 씨는 얼마 전 은행에 대출을 신청했다가 퇴짜를 맞았다. 가게 운영 자금이 급해 신용으로 3000만원 정도 구하려 했으나 거부 당했다. 박 사장은 가게를 접기로 했다. ‘목이 좋아’ 매출이 괜찮았지만 직원 월급에다 기존 대출 이자 대기가 빠듯해 더 이상 끌고 갈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경기가 회복되는지 알려면 자영업자들의 상태를 보면 알 수 있다. 근처 치킨집은 먹고 살만 한지, 식당엔 손님이 많은지 파악해보면 된다는 뜻이다. 최근 자영업자들을 만나보면 “IMF 때보다 먹고 살기가 더 힘들다”는 말을 쉽게 들을 수 있다. 경기가 좋든 나쁘든 장사하는 사람들 입에서 “요즘 장사 잘 된다”는 얘기가 나오진 않지만 그래도 요즘 너무 심하다는 하소연이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을 보면 전국의 자영업자 수는 561만3000명이다. 전체 가구의 약 25%인 459만 가구가 자영업에 종사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영업 비율이 최상위권이다. 회사에서 밀려난 조기 퇴직자,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 취업난에 지친 청년들이 자영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자영업자들의 평균 창업 준비 기간은 3개월. 사전 준비 없이 빚을 내고 모아놓은 돈 털어 들어갔다가 얼마 못 가 손 들고 나오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자영업자들의 소득도 월급쟁이보다 못하다. 통계청ㆍ한국은행 등이 밝힌 ‘2013 가계금융ㆍ복지 조사 결과’를 보면 2012년 ‘평소 취업자’의 평균 개인소득은 2897만원. 이중 상용근로자가 전년보다 2.4% 증가한 3563만원이다. 반면 자영업자는 3472만원으로 전년보다 1.1% 감소했다. 임시ㆍ일용근로자는 1280만원으로 6.9% 증가했다. 평소 취업자란 경제활동 상태가 6개월 이상인 사람 중 취업개월이 구직개월보다 더 긴 사람을 말한다.
성별로 봐도 남자의 개인소득은 상용근로자(4200만원), 자영업자(3981만원) 순이고, 여자도 상용근로자(2402만원)가 자영업자(2313만원)보다 더 많다.
연령별 개인소득을 보면 40대가 3527만원으로 가장 많고 50대 3159만원, 30대 3143만원 순이다. 30대는 자영업자가 가장 높은 반면 40~60대 이상은 상용근로자가 가장 높다. 뭐니뭐니 해도 월급쟁이가 더 낮다. 나이가 들수록 직장에서 버티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부 관계자는 “자영업 대책을 고민 중이지만 뾰족한 방안은 없다”고 말했다. 결국 내수. 특히 민간 소비가 좋아지면서 경기회복의 온기가 자영업으로 확산되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chuns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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