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여성의 날인 지난 8일(현지시간)을 기점으로 사실이 아닌 기사 한 건이 화제를 모았다. 사우디아라비아 학자들이 여성의 날 여성은 포유류이지만 ‘인간’은 아니므로 낙타ㆍ염소 등과 동등한 권리를 보장해줘야 한다고 결론 지었다는 내용이다.
러시아 공영매체 RT는 17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 학자들이 여성의 날 치뤄진 한 행사에 모여 “여성은 인간이 아니지만 포유류이다”며 “낙타나 염소와 같은 권리를 보장해줘야 한다”고 결론냈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사는 러시아 관영 영문매체 스푸트니쿠스를 통해서도 보도됐다.
문제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여성의 정체성을 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공식적’으로 논하는 자리 자체가 없었다는 점이다.
허위보도가 일파만파 퍼지게 된 이유는 네티즌을 포함한 해외 매체들이 얼핏보면 인터넷 매체처럼 보이지만 ‘있을 법한 뉴스’를 다루는 인터넷 사이트인 ‘월드뉴스데일리리포트’(Worldnewsdailyreport.com)에 속았기 때문이다.
월드뉴스데일리리포트는 실제로 발생한 사건이 아닌 ‘발생해도 사람들이 속아 넘어갈 것 같은’ 허구의 사건들을 기사처럼 꾸며 배포한다. 단순히 ‘즐기자’는 의미에서 시작한 사업이다. 하지만 월드뉴스데일리리포트가 어떤 사이트인지, 그리고 기사의 내용이 사실인지 재차 확인하지 않고 일부 해외 언론들이 퍼나르다보니 ‘허구’가 ‘사실’처럼 다뤄지는 해프닝이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왜 하필 RT는 아무 거리낌없이 허구인 기사를 게재하게 된 것일까. 실제로 지난 2월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아카데미에서여성의 역할과 정체성을 논하는 ‘여성은 인간인가’는 제목의 강의가 개설될 예정이었다가 SNS상 논란을 불러일으켜 폐강된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전자신문인 ‘오카즈’(Okaz)는 지난 2월 사우디아라비아 교육센터의 하니 엘 챰던(Hani el-Chamdom) 강사가 ‘여성은 인간인가’라는 강의를 통해 무슬림 사회에서의 여성의 역할과 정체성을 탐구하겠다고 밝혔다가 네티즌의 반발에 폐쇄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컨설팅 아카데미의 원장인 파하드 알 아흐마디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성은 인간인가”는 글을 올렸다가 사우디아라바아 각계에서 비난을 받았다. 결국 그는 사우디아라비아 위성방송에까지 출연해 해명하고 나섰만 논란을 잠재우긴 엿부족이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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