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국내 증권사들의 우발채무 대응능력은 어느정도일까.

최근 몇 년 간 수익구조 다양화를 위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화금융에도 진출한 증권사들이 자칫 건설사들의 우발채무를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재정건전성을 나타내는 척도인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이 높은 기업들로 외국계 증권사들이 꼽혔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영업용순자본 규모순 상위 30개 기업 가운데 NCR이 가장 높은 증권사는 1936%의 크레디트스위스증권이었다.

이어 JP모간증권이 1658%, 메릴린치인터내셔날인코퍼레이티드증권이 1658%, 유비에스(UBS)증권리미티드가 1586%,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1422%로 나타났다.

이어 유화증권(1043%), 메리츠종금증권(586%),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480%), 에스케이(SK)증권(454%), 유안타증권(433%)이 10위 안에 들었다.

자본금 상위 주요 증권사들 가운데엔 신한금융투자가 13위(413%), 삼성증권이 14위(404%), KDB대우증권이 17위(395%), 미래에셋증권이 19위(352%)로 중간수준이었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현대증권 등은 30개사 중 각각 25위, 27위, 29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NCR은 영업용순자본을 총위험으로 나눈 것으로, 증권사의 우발채무 대응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척도다. 금융투자협회는 “자산의 즉시적인 현금화 가능여부 등을 기준으로 평가한 자산의 순가치와 영업시 받을 수 있는 손실 예측치를 비교한 금융투자회사의 자본적정성 지표”라고 설명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이 NCR을 15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미달하면 단계적인 시정조치를 발동하게 된다.

그런데 최근 이같은 증권사들의 자본적정성을 위협하는 요인 중 하나로 부동산 관련 우발부채가 떠오르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부동산 PF 유동화증권 발행 잔액은 28조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증권사들이 신용보강을 해 준 유동화증권은 약 40%에 가까운 11조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PF 유동화증권은 부동산 PF 대출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과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의미한다. ABCP, ABS등은 우량 건설사와 증권사가 신용보강을 하면서 우량한 신용등급을 갖게 된다.

그런데 증권사가 유동성공여(유동화증권 매입보장약정 등을 한 것)만 제공하고 있더라도 만약 증권사가 지급보증을 해 준 시공사의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매입약정에 따라 증권사가 유동화증권을 매입하게 되고, 건설사들이 도산하거나 신용위험이 현실화되면 증권사는 투자손실을 부담하게 된다. 건설사들에 신용이슈가 생기면 증권사들이 이를 떠맡는 것이다.

증권사가 신용공여를 해 준 것은 7조원, 유동성공여는 4조원 정도다. 한신평은 “유동성공여 중 시공사 신용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규모는 약 1조9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들이 잠재적인 우발채무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들로 볼 수 있다.

지난 2010년부터 증권사들의 신용보강 ABCP, 전자단기사채(ABSTB) 등이 늘기 시작했는데 이는 주택경기의 호전, 증권사 고수익 창출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대해 한신평은 “증권사가 적극적으로 신용보강을 제공하면서 증권사의 우발채무 노출에 대한 관리문제가 대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건설경기가 이전만 못한데다, 지난 2년 간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된 주요 건설사들만도 16곳 중 13곳에 달해 신용보강을 해준 증권사에도 함께 위험이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형석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PF대출 유동화 증권의 신용보강이 과거 시공사(건설사) 위주에서 최근 증권사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건설사 신용위험의 문제가 두드러지면 증권사는 유동성 공여만 했더라도 투자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아직까지 증권사 손실이 현실적으로 발생하지 않아 속단하기는 이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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