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 개인투자자 A씨는 평상시 눈여겨보던 코스닥 상장 의약품 기업 B의 매수시점을 저울질 하던 찰나, ‘추가상승 여력 충분하다’는 한 증권사의 보고서를 보고 당일 매수를 결정했다.

8거래일간 파죽지세로 상승했던 주가는 증권사 보고서가 나온 그날 공교롭게 하락세로 돌아섰다. A씨는 “항간에 도는 ‘보고서가 나오면 매도시점’ 이라는 말이 사실 인가 싶어 속만 탄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보고서 나오면 매도?= 증권사에서 투자추천 보고서가 나오면 매도시점이라는 말은 이미 여의도에선 투자격언 처럼 여겨지고 있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들어 3곳이상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목표주가를 제시한 275개 종목 중, 목표주가 상향에도 실제 주가가 하락한 종목은 전체 10.9%인 30개에 달한다.

그나마 절반이 넘는 167개 종목의 현주가도 목표로 제시된 주가에 턱없이 못미치고 있다.

오뚜기의 경우 목표주가 평균(컨센서스)이 작년 말 122만 2857원에서 지난 7일 143만 5000원으로 17.35% 상향조정됐지만, 같은기간 실제 주가는 122만5000원에서 92만8000원으로 24.24% 뒷걸음쳤다.

CJ도 올들어 목표주가 32만4286원에서 34만7500으로 7.16% 상향됐지만 실제 주가는 25만1000원에서 19만 7500으로 21.31% 급락했다.

물론 목표주가는 향후 12개월래 변화를 의미한다. 그러나 목표주가 상향에도 불구, 실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엇박자는 개인투자자의 증권사 리포트 불신을 키우는 요인이다.

주가가 아무리 하락해도 ‘매수’ 일색인 리포트 관행도 문제다. 구조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분석대상인 기업이 따지고 보면 (기관)클라이언트”라며 “매도 보고서를 내기보다, 침묵이 편하고, 신랄한 비판은 사실상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비판적 리포트를 냈다고)기업탐방을 막겠다는 하나투어와 같은 사례는 종종 있다”고도 했다.

테마주ㆍ상따…‘폭탄돌리기’에 몰리는 개미= 기업탐방이나 IR행사에 참여하기 쉬운 기관ㆍ외국인투자자와 달리, 기업정보 접근에 제한이 있는 개미(개인투자자)들의 경우 그나마 공신력있는 증권사 리포트를 제외하면, 투자정보를 얻는 루트는 지인과 ‘카더라’통신에 한정된다.

기업의 실적을 분석하고 성장잠재력을 판단해서 중장기 투자를 결정하기보다, 각종 테마주와 상한가 따라잡기 등의 유혹에 쉽게 흔들릴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지난달 코스닥을 흔든 코데즈콤바인이 대표적이다.

4개 사업연도 연속 적자를 내, 관리종목으로 지정됐음에도 유통물량이 적다는 이유로 2만3200원이던 주가는 10거래일만에 15만1000원까지 폭등했다.

차기 코데즈콤바인이라며 이른바 ‘품절주’ 리스트가 돌기도 했다.

가구업체 팀스, 천일고속과 신라섬유도 유통주가 적은 ‘품절주’로 분류되며 주가가 널뛰기 했다. 결국 주가는 수일만에 폭락했고, ‘폭탄돌리기’의 피해는 뒤늦게 추격매수에 나섰던 투자자에게 돌아갔다.

그럼에도 개미들이 ‘폭탄돌리기’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주가는 실적의 함수인데, 저성장과 낮은 수익률에 지친 일반투자자들이 비정상적인 등락률을 보이는 테마주를 좇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종목에 대한 정보접근 제한과 증권사 추천종목에 대한 불신감, 큰 손들의 공매도 횡포(?) 등이 개미들을 테마주 폭탄돌리기로 내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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