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많은 이웃사촌이라도 누가 더 많이 벌었다고 하면 배가 아플 수도 있죠. 제주도가 좁은 동네라 입소문도 빨라서 누가 얼마에 팔았다고 하면 일대 주민들이 땅값을 같이 올리기도 합니다.” (양정숙 낙원공인중개사무소 대표)

지난해 제주도 부동산 과열 양상에 일부 도민들은 서로 불필요한 시샘까지 겪었다. 몇 단계만 거치면 연이 닿는 제주도의 특성상 입소문을 타고 땅값이 동반 상승하는 현상까지 이어졌다. 이른바 ‘대박’을 거둔 일부 도민은 임대사업 등 새로운 수익원을 찾았고, ‘쪽박’에 그친 이들은 판 땅을 다시 일구며 현실과 타협하기도 했다.

성산읍의 한 공인 관계자는 “성산읍처럼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선 허가를 받은 목적대로 토지를 활용해야 해서 도민들이 땅주인을 대신해 농사를 짓기도 한다”고 말했다. 거래는 주로 수면 아래에서 이뤄졌다. 친인척을 뜻하는 제주도 특유의 ‘괸당문화’가 크게 작용하면서 미등록 업자가 잇달아 등장했다. 이 관계자는 “지역별로 땅값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으니 매각을 도와준 지인이 유명세를 타면 그 사람에게 물건이 몰리는 현상까지 일어났다”고 했다.

육지에서 제주도로 넘어와 사무소를 차린 공인중개사들은 자연스럽게 부침을 겼었다. 문의가 도민 위주로 암암리에 이뤄져 가치가 높은 토지의 저평가도 수반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제주지역본부 관계자는 “지난해 부동산 광풍이 부는 과정에서 수요와 공급이 불일치하다 보니 거래가격이 사실상 의미가 없었다”면서 “특정 물건이 비싸게 팔리면 일대가 동반 상승해 물건이 쏟아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현지인들은 지난해 헌 집을 사들인 이들 중 은퇴자와 젊은 장사꾼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싼값에 사들여 리모델링을 거친 주택들은 부동산 광풍을 등에 업고 몸값을 높였다. 관광 수요와 외지인 유입이 많아지면서 가게를 차린 이들도 만족스러운 수익을 거뒀다.

조망권을 갖춘 집을 찾는 문의는 여전하지만, 제주 곳곳에 헌 집은 동난 상태다. 12일 안덕면을 찾은 한 젊은 투자자는 “바다 조망권의 228평 부지의 집을 3억4000만원 가량에 소개받았다”며 “서귀포시가 각종 상업시설이 들어오고 유망하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다운계약서를 내미는 집주인도 많아졌다”고 이야기했다.

제주=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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