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도둑 맞았던 ’삼국유사‘를 취득해 15년간 집 천장에 숨겨 보관해오다 경매에 내놓은 60대 남성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도난 당한 ‘삼국유사’를 자택 천장에 숨겨 보관해온 혐의(은닉)로 문화재매매업자 김모(63)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999년 1월 대전의 한 한문학 교수 집에 30대 도둑 2명이 들어 삼국유사 ‘기이편’ 1책 등 문화재 13점을 훔쳐 달아나 지역경찰이 1년 넘게 수사했으나 범인을 잡지 못했다.

김 씨가 몰래 천장에 숨겨 보관하고 있던 삼국유사. [사진제공=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김 씨가 몰래 천장에 숨겨 보관하고 있던 삼국유사. [사진제공=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김 씨가 몰래 천장에 숨겨 보관하고 있던 삼국유사. [사진제공=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김 씨가 몰래 천장에 숨겨 보관하고 있던 삼국유사. [사진제공=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경찰조사 결과 김 씨는 2000년 1월 실종됐던 삼국유사를 손에 넣었고 지난 해 11월까지 집 천장에 별도의 공간을 따로 만들어 숨겨오다 올 1월 1억 2000만원의 빚을 갚기 위해 3억 5000만원에 경매장에 내놓으면서 범행을 들켰다.

김 씨가 보관하던 삼국유사 판본은 동일 판본 중 가장 오래된 판본이며 보관 상태가 양호해 문화적 가치가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본인이 취득한 삼국유사가 도난 문화재인지를 문화재청 홈페이지 등을 통해 쉽게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15년이 넘는 세월동안 몰래 보관하면서 경찰의 수사망을 피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1999년에 대전에서 있었던 특수강도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지난 2009년 1월에 만료된 것을 노린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특수강도죄에 대한 공소시효는 끝났지만 은닉죄는 문화재가 발견된 시점부터 효력이 발생”한다며 “피의자가 이 사실을 잘 모르고 경매에 내놓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김 씨는 경매 출품 당시 선대로부터 삼국유사를 물려받았다고 주장했다가 도난 문화재인 것이 확인되자 사망한 누군가에게 정당한 가격을 내고 취득한 것으로 말하는 등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 처럼 도난 당한 문화재는 도난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끝나고 나서야 시장에 나온다”며 “문화재 관련 범죄는 공소시효를 폐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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