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국내외 경제 전문기관에 이어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 아래로 햐향조정하면서 정부의 고민이 깊어졌다. 정부는 성장률 전망치를 3.1%로 설정하고 있지만, 3%대 달성이 물건너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하는 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지고 수출이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소비 등 일부 지표들이 개선되고 있어 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정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지난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해외투자자 대상 한국경제 설명회에서 “필요할 때 적극 대응할 수 있는 정책 여력을 갖고 있고, 투자ㆍ수출 활성화 대책과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어 올해 3%대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2월에 경기보완책을 발표한 이후 생산ㆍ수출ㆍ경제주체들의 심리가 위축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런 흐름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필요하면 추가경정(추경) 예산도 고려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따라서 정부는 규제완화를 통한 투자확대와 서비스업 활성화, 내수촉진 정책을 강화하고, 청년ㆍ여성 일자리 대책, 면세점 제도개선 방안 등을 내놓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방침이다. 5월 국회에서 경제법안 처리를 위한 노력도 배가한다는 계획이다.
기재부는 특히 국내외 연구기관이나 한은은 정부와 관련 기관의 정책효과를 감안하지 않고 경제를 전망하는 측면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사정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때문에 정부는 당분간 경제활성화 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면서 대외여건과 국내 경제상황을 감안해 오는 6월말 하반기 경제운용방안을 발표할 때 성장률 전망치 조정 여부를 검토한다는 구상이다.
그럼에도 정부가 목표로 잡고 있는 3%대 성장은 점점 멀어져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경제상황은 수출과 투자, 소비 등 모든 부문이 위축되는 전형적인 불활국면으로, 지지부진한 개혁 등 구조적 문제까지 겹쳐 빠른 회복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내외 관련기관들의 올해 우리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2%대 중반으로 수렴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0월 제시했던 3.2%에서 2.7%로 0.5%포인트 낮췄고, 아시아개발은행(ADB)은 2.6%로 제시했다.
국내 연구기관 중 한국경제연구원은 2.6%, 현대경제연구원은 2.5%, LG경제연구원은 2.4%를 제시했다. 작년말의 전망치에서 0.3%포인트 안팎 낮춘 것이다. 10개 주요 해외 투자은행들의 성장률 전망치는 작년말 3% 수준에서 최근엔 2.5%로 낮아졌다.
이들 민간기관과 달리 정부의 성장률 목표치 하향조정은 여러 부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성장률 전망에 따라 세입 예상치가 달라질 수 있고, 그러면 예산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는 전반적인 경제정책 방향이나 강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때문에 오는 6월말 발표될 정부의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과 경제전망 수정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가 정부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을 경우 보다 강도높은 대책이 나올 것으로 보이며, 추경 편성 여부는 그 핵심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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