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날은 법무부·변협 주관 법원의날은 대법원이 주도 일부선 “왜 굳이 별도 운영하나”
법조계에는 ‘법의 날’(4월 25일)과 ‘법원의 날’(9월 13일), 이렇게 두 개의 기념일이 존재한다. 종전까지 각 기관이 법의 날을 유일한 기념일로 삼고 공동으로 행사를 가졌지만 지난 해부터 대법원은 법원의 날을 제정하고 별도의 기념 행사를 치르고 있다.
날짜만큼이나 두 기념일의 유래도 서로 다르다.
법무부와 대한변호사협회가 주최하는 법의 날은 1964년 처음 제정됐다. 당시 세계 각국의 관례에 따라 5월 1일을 법의 날로 지정하고 시행한 것이 시초다. 지금의 4월 25일로 바뀐 것은 2003년이다. 노동절과 겹쳐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조선 말기 근대적 사법제도를 처음 도입한 재판소구성법 시행일을 기념일로 삼았다.
반면, 법원의 날은 사법부가 독립한 날을 기념하고 있다. 일제 강점기와 미 군정을 거치면서 우리나라의 사법권은 사실상 외세에 종속돼 있었다. 그러나 1948년 9월 13일 미 군정으로부터 사법권을 이양받고 김병로 선생이 초대 대법원장으로 취임하면서 비로소 사법권 독립이 이뤄졌다.
법의 날이 법치주의와 준법정신을 강조하는 것에 방점을 두고 있다면 법원의 날은 법원이 사법부 설립을 자축하는 성격이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대해 법조계 일각에서는 법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기관이 양 쪽으로 나뉘어서 별도의 행사를 치르는 것에 의문을 표시한다.
서울 지역 한 변호사는 “지난 해 처음 법원의 날이 제정된다고 할 때 의견이 분분했다”며 “법의 날이 있는데 굳이 법원의 날을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지난 해 대법원이 법원의 날 제정 방침을 밝히자 일부에선 법원이 법의 날 행사를 법무부와 대한변호사협회가 주도하는 점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법원의 날을 국회의 개원기념일(5월 31일)이나 행정부의 정부수립기념일(8월 15일)처럼 사법부의 실질적인 독립 기념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부장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삼권분립의 한 축인 사법부만 그동안 기념일이 없었다”며 “그런 점에서 법원의 날은 법의 날과는 기념하는 성격이 다르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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