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의 최대 가해업체로 지목된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핵심 피의자 3명이 26일 검찰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이날 오전 신현우(68) 전 옥시 대표이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신 전 대표는 문제의 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PHMG) 인산염 성분이 든 가습기 살균제(제품명: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가 출시된 2001년 옥시의 최고 의사 결정권자였다.
당시 제품 개발·제조의 실무 책임자였던 전 옥시 연구소장 김모씨, 선임연구원 최모씨 등도 이날 피의자로 소환됐다.
이들은 안전성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인체에 유해한 제품을 시장에 내놔 수많은 인명피해를 낸혐의(업무상 과실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영국 본사가 옥시 지분을 100% 보유한 점 등에 비춰 경영사항 전반을 구체적으로 보고받고 지시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영국 본사의 개입 정황이 확인되면 수사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증거 은폐를 지시해 강도 높은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옥시 영국 본사인 옥시레킷벤키저(옥시)가 정작 호주에서 진행 중인 ‘진통제 폭리사건’의 법정공방에서는 법원 결과에 승복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돌이킬 수 없는 사망 사고를 야기하고도 한국에서는 연일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커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옥시의 영국 본사인 레킷벤키저는 최근 호주에서 진행 중인 재판에서 법원 및 사법당국의 결론에 100% 승복했다.
레킷벤키저는 지난 14일 호주 법원에서 자신들이 소비자들을 혼동시켜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사실을 시인하고, 법원의 결정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레킷벤키저는 호주에서 진통제 ‘뉴로펜’을 이름만 바꿔 다른 제품으로 출시해 이전보다 2배의 가격을 받아오다 적발됐고, 호주 연방법원은 지난해 12월 새 제품의 전량 회수를 결정했다. 피해자를 위한 민사소송도 진행될 예정이다.
옥시는 국내에선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옥시는 최근 피해자들의 폐 손상이 황사·꽃가루·간접흡연 등으로 발생했을 수 있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는 가습기 살균제와 인체 폐 손상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결론을 낸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 결과를 부정하는 것이다.
이번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옥시가 호주에선 잘못을 시인하면서도 한국 수사당국과 피해자들의 목소리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강찬호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대표는 “레킷벤키저의 처사는 호주와 별개로 한국 소비자와 공권력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옥시레킷벤키저가 2011년 생산한 ‘옥시싹싹 가습기당번’은 정부가 공식으로 인정한 피해자 221명 중 가장 많은 177명이 사용한 제품이며, 이중 70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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