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현일ㆍ고도예 기자] 변호사 폭행 사건으로 촉발된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사건이 재판장 로비 논란에 이어 검찰의 부실수사 의혹으로 확산하고 있다.
검찰의 부실수사 의혹의 쟁점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100억원대 원정도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 대표의 항소심에서 검찰이 구형량을 1심보다 낮추자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1심에서 정 대표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으나 올 3월 항소심에서는 6개월 줄어든 징역 2년6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정 대표가 구속기소 후 수사과정에서 협조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 도박 재활 프로그램에 2억을 내놓겠다고 한 점도 정상참작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정 대표는 항소심에서 징역 8월이 선고돼 일부 감형됐지만 실형을 피할 수는 없었다.
검찰이 정 대표의 횡령 혐의를 빼고 상습도박 혐의만 적용해 기소한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 대표가 회삿돈으로 도박자금을 충당했다는 정황을 확인하고도 검찰이 최종 단계에서 이를 누락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반면 상습도박 혐의로 기소된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에게 검찰은 횡령 혐의를 추가 적용해 기소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정 대표의 개인 자금이 워낙 많아 횡령 혐의를 구체적으로 찾지 못했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의혹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외에도 검찰은 2014년 정 대표의 또 다른 도박 혐의에 대해 두 차례 수사를 진행했으나 모두 무혐의로 결론을 내렸다. 수사를 했던 경찰은 “제보자가 진술과 출석을 거부했다”며 증거가 없어 무혐의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도 같은 해 11월 정 대표를 무혐의 처분했다.
이 때문에 정 대표를 위한 구명 로비가 재판뿐만 아니라 검찰과 경찰의 수사 단계에서도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법조계에선 수사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한 ‘전관(前官)’으로 검사장 출신 H 변호사를 지목하고 있다. H 변호사가 검찰 인맥을 활용해 정 대표의 혐의 덜어주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러한 의혹에 대해 “어떤 변호사의 영향력이나 로비에 의해 사건이 왜곡된 부분은 발견할 수 없었다”며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정 대표의 항소심 첫 재판장에게도 로비 시도가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검찰도 이러한 논란을 피해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정 대표 사건과 관련해 고액 수임료 논란을 불러온 최모 변호사 등 정 대표의 변호인단에 오른 변호사들에 대해 전반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서울변회 관계자는 “(상황에 따라) 직권으로 인지 조사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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