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국회의장직을 둘러싼 여야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여당은 1석 차이로 제2당이 됐지만, 관례대로 집권여당이 국회의장을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야당은 총선 결과 다수당에서 국회의장을 배출해야 한다고 맞선다. 입법부 수장이라는 상징적 의미는 물론, 국회의장이 휘두르는 권한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국회의장은 국가 의전서열 2위로 국무총리, 대법원장과 함께 행정ㆍ입법ㆍ사법을 대표하는 3부요인으로 꼽힌다. 2년 임기로 전반기, 후반기 두 명의 국회의장이 국회를 대표한다. 국회의장으로 당선되면 다음날부터 직에 있는 동안에는 당적을 가질 수 없다.
국회의장은 본회의 일정을 포함한 국회의 의사일정을 결정하고, 본회의 상정하는 안건의 순서와 상정 여부까지도 결정할 수 있다. 국회사무총장, 의장비서실장, 예산정책처장, 입법조사처장, 국회도서관장 등에 대한 임명권도 갖는다.
국회의장의 가장 막강한 권한은 ‘직권상정’이다. 국회의장은 여야의 합의가 모이지 않아 소관위원회의 심사를 마치지 않은 법안을 바로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다. 과거 국회의장이 여야 쟁점 법안을 직권 상정하면, 상대 당 의원들이 의장석으로 뛰어올라가 크게 반발하는 모습이 종종 연출됐다. 의원들의 이런 몸싸움을 방지하려 2012년 5월 시행된 국회선진화법은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요건을 강화했다. 천재지변, 전시 또는 사변 등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국회의장이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과 합의한 경우로 제한한 것이다.
하지만 19대 국회 말 테러방지법을 둘러싼 논란은 국회의장의 힘이 여전히 강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지난 2월 “IS 등 국제적 테러 발생과 최근 북한의 도발적 행태를 볼 때에 국민 안위와 공공의 안녕, 질서가 심각한 위험에 직면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지금은 ‘국민안전 비상상황’이다”라고 언급하며 여야 이견이 첨예했던 테러방지법을 직권상정했다. 이후 야당 의원들은 테러방지법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192시간 동안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를 진행했다.
명시적으로 국회의장은 무소속 의원이지만, 출신 당이 발의한 법안을 직권상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여야가 20대 전반기 국회의장직을 놓고 눈치싸움을 벌이는 실질적 이유다. 3당의 합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장은 국회에서 무기명투표에 따라 재적의원 과반수의 득표로 당선된다. 다수당인 집권여당의 최다선 의원이 국회의장을 맡는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4ㆍ13 총선으로 집권여당 새누리당은 제2당으로 전락했고,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도 123석이다. 38석을 가진 국민의당의 ‘캐스팅보터’로서의 실력이 국회의장 선출에서 처음 발휘될 예정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한 더민주에서는 벌써 여러 명의 후보가 하마평에 오른다. 6선의 문희상ㆍ정세균ㆍ이석현 의원, 5선의 박병석 의원 등이다. 새누리당이 개원 전 탈당 무소속 당선자들을 복당시켜 제1당에 올라선 뒤 국민의당을 설득하면 8선 서청원 의원이 국회의장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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