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남자 골프가 올해에만 두번째 유럽프로골프 투어 챔피언을 배출했다. 지난달 23세 이수민에 이어 이번엔 21세 왕정훈이 주인공이다. 남자 골프의 새로운 황금 세대 탄생에 대한 기대감에 한동안 침체됐던 남자 골프계가 들썩이고 있다.
왕정훈이 유럽프로골프 투어 하산 2세 트로피 대회서 생애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왕정훈은 9일(한국시간) 모로코 라바트의 로열 골프 다르 에스 살람(파72·7487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타를 줄여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를 기록한 뒤 연장 두번째 홀서 나초 엘비라(스페인)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25만 유로(약 3억3000만원).
한국 선수가 올해 유럽프로골프 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지난달 선전 인터내셔널 이수민 이후 두번째이며, 최경주와 위창수, 양용은, 노승열, 정연진, 안병훈, 이수민에 이어 역대 8번째다.
아울러 왕정훈은 올시즌 유럽프로골프 투어 최연소 우승자(만 20세 256일)가 됐다. 유럽 투어 역대 최연소 우승은 2010년 카스테요 마스터스의 마테오 마나세로(이탈리아)가 세운 17세 188일이다.
행운의 18번홀(파5)이었다. 17번홀(파3)까지 엘비라에게 1타 뒤진 2위였던 왕정훈은 18번홀서 5m 거리의 만만치 않은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엘비라를 연장으로 끌고 왔다. 18번홀서 진행된 1차 연장에서 15m의 장거리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면서 엘비라를 흔든 왕정훈은 결국 2차 연장서 기회를 잡았다. 엘비라의 티샷이 왼쪽으로 밀렸고 세번째 샷으로 공을 그린에 올리기는 했으나 이것이 굴러내려 가며 버디를 잡기 어려운 곳으로 향했다. 반면 왕정훈의 세번째 샷은 홀에서 약 6m 정도 거리에 놓였고, 다시 한 번 버디를 잡아내며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왕정훈은 우승 후 “지난밤에 거의 잠을 못 잤다. 마지막 3개 홀 연속 버디는 어떻게 한 것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며 “친한 형인 이수민 선수가 지난달에 우승해 기뻤는데 나도 이렇게 정상에 올라 행복하다”고 기뻐했다.
왕정훈은 17세의 나이로 2012년 중국프로골프(CPGA) Q스쿨을 준우승으로 통과해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김시우와 중고교 시절부터 라이벌이었던 왕정훈은 좀더 골프에 집중하자는 부모의 뜻에따라 필리핀으로 건너가 주니어 시절을 그곳에서 보냈다. 왕정훈은 필리핀 주니어 대회에서만 10승을 기록하는 등 필리핀 내 주니어와 아마추어대회를 휩쓸었다. 2013년 프로 데뷔 후 주로 아시안투어 무대서 활약한 왕정훈은 올해 3월 히어로 인디안 오픈에서 공동 2위에 오르며 우승 시동을 걸었다. 왕정훈은 이번 우승으로 2018시즌까지 유럽투어에서 활약할 수 있게 됐다.
세계랭킹 133위인 왕정훈은 이번 주 순위에서 90위 안쪽으로 진입할 전망이다. 한국 선수 가운데 상위 2명이 나가는 올림픽 경쟁에 안병훈(24위), 김경태(48위), 이수민(75위)에 이어 왕정훈까지 가세하게 됐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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