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K리그에 최악의 승부조작 스캔들이 터졌다. 리그 최고의 명문팀에서 벌어진 이번 사건은 유벤투스가 2부리그로 강등되었던 이탈리아 세리에A의 ‘칼치오폴리’에 빗대 ‘한국판 칼치오폴리’라 불릴만 하다.
부산지검 외사부(부장검사 김도형)는 지난 23일 전북 현대 관계자로부터 유리한 판정을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로 K리그 소속 심판 A(41)씨와 B(36)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A, B씨는 지난 2013년 K리그 심판으로 활동하며 각각 두 차례, 세 차례씩 걸쳐 전북 현대 스카우터인 C씨로부터 청탁과 함께 경기당 100만 원씩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전북 현대 스카우터 C씨도 불구속 기소됐다.
전북 현대는 공식성명을 통해 해당 사건을 스카우터 개인의 일탈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과연 구단의 설명처럼 일개 스카우터가 이런 일을 혼자서 저지를 수 있는 것일까.
스카우터의 주 임무는 소속 구단이 필요로 하는 선수들을 찾아내고, 체크한 뒤 영입을 시도하는 일이다. 즉시전력감은 물론, 팀을 이끌어갈 장래성 있는 어린 자원들을 확보하는 것도 여기에 해당된다.
또한 선수들에 대한 기본적인 관리도 업무의 일부다. 특히 신인 선수들이 팀에서 자리매김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때로는 상담자 혹은 조언자 역할도 해야 한다.
이런 일을 하는 스카우터가 불법적인 사건에 연루되는 경우는 보통 뛰어난 어린 선수를 스카우트하는 과정에서 일어난다. 구단 유소년시스템에 뛰게할 어린 선수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초중교 감독에 금품을 건네는 경우가 가장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런 스카우터가 구단에 지시를 받거나 보고도 없이 혼자서 심판에게 돈을 주고 유리한 판정을 청탁했다는 것이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전북은 “개인의 행동에서 비롯된 사건이지만 전북 현대의 이미지 실추로 팬들께 상처를 드리게 돼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 재발 방지를 위한 강력한 조치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듣기에 따라 구단도 피해자라는 말로도 들린다.
벌써부터 K리그 팬들 사이에서는 ‘비겁한 변명으로 들린다’는 말이 나돈다. ‘시즌권 반납 운동’까지 일 조짐이다. 심지어 24일 열리는 멜버른과의 ACL 16강 2차전 보이콧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징계는 프로축구연맹에서 내릴 사안이지만, 구단도 꼬리자르기식 사과로 나설 일이 아님을 인식해야한다.
glfh20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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