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대한민국 의전서열 1, 2위인 박근혜 대통령과 정의화 국회의장이 마지막 순간까지 불편한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정 의장은 25일 퇴임 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과 정부를 향한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정 의장은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조국과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조금 더 탕평인사가 됐으면 좋지 않았겠나하는 아쉬움이 있다. 또 ‘소통’이 미흡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정 의장은 청와대와 정부가 삼권분립 훼손 가능성과 행정부 마비 우려를 이유로 불가입장으로 가닥을 잡은 상시 청문회 도입을 골자로 하는 국회법 개정안과 관련해서도 다른 목소리를 냈다.
정 의장은 이와 관련, “일부에서 행정부 마비법이라는 비판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것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며 “국민을 대신해 국정을 감시하고 특정한 국정사안을 조사하는 것은 헌법 61조에 규정돼 있는 국회의 당연한 책무”라고 반박했다.
박 대통령이 검토중인 거부권 행사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국회 운영에 관계된 문제는 국회에 맡겨두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면서 “청와대가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초를 쳤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상시 청문회법을 직접 발의해 논란을 촉발시킨 정 의장이 하필이면 박 대통령의 아프리카 3개국과 프랑스 순방 첫날 이 같은 발언을 한 게 곱지만은 않을 법하다.
박 대통령과 정 의장의 인연은 정 의장이 2년 전 국회의장으로 선출되는 순간부터 아름답지 않았다.
정 의장은 2014년 5월 당시 청와대의 지원을 등에 업은 황우여 후보를 2배 이상 따돌리고 당선되면서 이후 김무성 대표, 유승민 원내대표 당선으로 이어지는 ‘비박계’(비박근혜계) 반란의 신호탄을 올렸다.
정 의장은 이후 입법부 권한을 강조하면서 지난해 1차 국회법 개정안 논란과 선거구 획정과 쟁점법안 연계처리 불가, 주요 쟁점법안 직권상정 거부 등을 통해 종종 박 대통령의 역린을 건드렸다.
박 대통령도 지난해 7월 5개 중견국가협의체(MIKTA) 국회의장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접견하면서 정 의장을 부르지 않는 등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다.
같은 달 광주유니버시아드 개막식을 계기로 박 대통령과 정 의장이 조우했을 때에도 의례적인 대화와 짧은 악수만이 전부였다.
박 대통령과 정 의장의 불편한 관계가 정 의장의 퇴임으로 끝이 아닐 수도 있다.
정 의장은 퇴임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 정치에 새로운 희망을 만들 수 있는 ‘빅 텐트’를 펼치겠다”며 정치활동을 이어겠다고 천명했다.
정 의장이 주도하는 싱크탱크 사단법인 ‘새한국의 비전’의 신당 창당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보수진영을 기반으로 하는 정 의장의 향후 정치행보에 따라서는 내년 대선 정국을 전후해 박 대통령과의 정면대결구도로 이어질 수도 있는 셈이다.
[사진=헤럴드경제DB]
신대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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