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20만원씩 적금 공연장서 작은 결혼식 만화속 주인공은 바로 나
“주인공이 500만원으로 결혼에 도전하는 만화를 그렸었는데, 실제 제가 만화의 주인공이에요.”
만화 ‘500만원으로 결혼하기’ 작가 전정미(30ㆍ필명 불친절) 씨. 그녀는 실제 500만원 정도 들여 결혼식을 올렸다. 남들은 1000만원 넘게 들여 1시간도 채 안 되는 시간에 후딱하고 마는 결혼식인데, 전 씨는 만화처럼 결혼식을 올렸다. 그것도 두 번이나.
전 씨는 2013년 지금의 남편과 기획해 어른들과 함께하는 성당 결혼식과 친구들과 함께하는 공연 결혼식을 진행했다. 비용은 500만원이 좀 넘게 들었다. “만화 ‘500만원으로 결혼하기’는 주인공 커플이 각자 매달 20만원씩 1년 동안 적금을 들어 목돈 500만원으로 결혼에 도전했던 이야기를 다룬 것인데요. 사실 제 결혼 스토리를 만화로 엮은거에요. 마침 성당은 대관이 무료였고, 공연장 대관은 30만원에 불과해 두 가지 식을 치르고 나니 500만원이 좀 넘게 들었더라고요” 전 씨는 웃으며 말했다.
사실 그녀는 작은 결혼식에 관심이 많았다. 작은 결혼식은 고비용 결혼문화 개선을 위해 일반 결혼식의 절차와 규모를 간소화한 것을 말한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는 과도한 비용이 드는 결혼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지역 내 공공시설을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의 결혼식장으로 개방하고 있다.
전 씨도 시간에 쫓기는 예식장보다는 좀 더 자유롭고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을 물색했다. 무엇보다 스스로 기획하고 준비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한 번은 지인 결혼식에서 기념촬영이 좀 지체가 됐는데 다음 순서를 기다리던 사진사가 화를 내고 언성이 높아지는 모습을 보면서 예식장에서의 결혼은 싫어졌어요. 더구나 모르는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고 지인들과 함께 준비하는 과정도 즐거웠고, 우리가 원하는 대로 마음껏 공간을 쓸 수 있었던 부분도 좋았어요.”
더구나 결혼식장이 공공장소가 아닌 홍대 라이브 공연장이란 점이 특이했다. “남편이 서른 살 때부터 밴드를 시작했는데 친구들과 함께 공연을 했던 곳에서 결혼하기를 원했어요. 하지만 공연장은 어른들을 모시기에는 조건이 좀 까다로워서 성당결혼식과 병행하게 됐어요” 전 씨 의 대답에 궁금증이 더해갔다.
“아 남편요? 대학 만화 공모전에서 처음 만났죠. 사귄지 6년이 되는 해에 결혼하게 됐고요. 네, 남편도 만화가에요.” 만화가 커플이 만나 인생의 적금을 들기로 하고, 500만원을 모아 결혼에 성공한 이야기는 작지만 아름다웠다. 바로 그녀의 작품 ‘500만원으로 결혼하기’가 그녀의 실제 러브스토리였던 것처럼 말이다.
“만화가 부부이다 보니 그리 넉넉한 삶은 아니죠. 그래도 결혼은 좋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수입이 적어도 남부럽지 않게 잘 치를수 있다고 봐요.” 그녀의 말 그대로, 비록 작은 결혼식이지만 부부가 스토리를 만들고 추억을 남겼다는 점에서 큰 결혼식이었다. 그녀의 만화처럼 말이다.
원승일 기자/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프롬프트의 신법 [‘오늘’에 대한 우리 이야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901.203c531a96884d4da174595cad521d59_T1.png?type=h&h=240)
![자산가의 저력은 하락장서 나타난다…위기 속 기회 찾는 ‘힘’ [큰손 따라잡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8/31/news-p.v1.20260831.a0fa168d036d4658b6cb03a0502c0de4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