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북한이 외화벌이 수단으로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유적지 인근에 세운 박물관이 개관 5개월이 넘도록 별다른 인기를 끌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 미국의소리(VOA)방송에 따르면 매년 약 250만명의 외국인이 앙코르와트 유적지를 찾고 있지만 북한이 세운 ‘앙코르 파노라마 박물관’ 입장객의 90%는 캄보디아인으로 알려졌다. 박물관 입장료는 외국인은 15달러, 캄보디아인은 8달러로, 현지 물가를 감안할 때 비싼 편이다. 그러나 외국인 방문이 기대 수준을 밑돌면서 10년 안에 투자금(1000만 달러 추정)을 회수한다는 북한의 목표는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VAO는 북한이 건립 후 10년 동안은 입장료 수입의 전부를, 이후 10년은 캄보디아 정부와 절반식 나누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후에는 캄보디아 정부에 박물관을 기증할 방침이다. 박물관의 옛 찬다로앗 부관장은 “북한이 10년 안에 투자금을 모두 회수한다는 것은 너무 야심 찬 계획”이라며 “캄보디아 정부와 수익을 나누기로 한 나머지 10년 기간 동안에야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VOA에 밝혔다.

외국인이 박물관을 외면하는 것은 앙코르와트에서 3km 떨어진 박물관까지 굳이 찾아올만큼 전시물이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한 영국 관광객은 VOA에 “진짜 앙코르와트 사원을 보려 이 곳을 찾았다”며 박물관에는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당초 북한 측은 박물관 개관을 앞두고 한국 여행사들이 여행일정에 박물관을 포함시킬 것으로 기대했으나 대북제재로 발길이 뚝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박물관 측은 앙코르 시대의 크메르 영웅들의 동상들을 박물관에 추가해 전시 수준을 더욱 향상시킬 계획이다.

한편 타이 노럇 사차 캄보디아 문화예술부 장관은 VOA에 박물관 수익금과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북한이 캄보디아와의 역사적인 유대관계 때문에 박물관을 지어준 것이지 수익금 창출에 목적을 두지 않았다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 2011년 엘리트 미술 창작단체인 만수대 창작사 소속 예술가 63명을 동원, 3년여의 시간을 들여 부지 6000여㎡, 건물 연면적 5000여㎡, 건물 높이 34m의 박물관을 세웠다. 특히 12세기 앙코르 왕조의 역사를 묘사한 농구장 4개 크기의 초대형 원형 파노라마 그림이 대표적인 전시품이다.

북한은 1990년대 후반부터 해외 예술사업에 적극 나서며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이 발주하는 대형 예술품 제작으로 외화벌이에 나서고 있다. 세네갈 수도 다카르에 건립한 높이 52m의 ‘아프리카 르네상스 기념비(2010년)’와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동화분수(2005년)’ 복원이 대표적이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