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英 브렉시트·구조조정 등 선제대응 정부 “금통위 결정 환영”…코스피 올 최고 돌파
한국은행이 1년만에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경기하방 압력을 극복하기 위해 선제적인 금리인하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피는 기준금리 인하 소식에 장중 2030선을 돌파했다.
한은은 9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연 1.5%에서 1.25%로, 0.25%포인트 내렸다. 이번 인하는 지난해 6월 1.75%에서 1.5%로 낮춘 후 1년 만의 조치다. 한은의 이번 결정으로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인 1.25%까지 떨어지게 됐다. 사실상 제로금리나 마찬가지다. ▶관련기사 3·19면 시장의 예상을 깬 한은의 금리 인하는 가계부채 부담에도 불구하고 최근 경기 회복세가 미약한데다 조선ㆍ해운업종 구조조정으로 인한 경기 하강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오는 7월이나 9월로 예상되는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에 앞서 선제적인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이주열 총재는 국내 경제가 내수를 중심으로 완만한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며 내수가 좀처럼 부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경제주체인 가계와 기업의 심리가 뒷걸음질하고 있다. 지난 3∼4월 기준점(100)을 웃돌던 소비자심리지수는 5월에 99로 내려갔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4월 71.0%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69.9%) 이후 7년 1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구조조정과 대내외 수요 감소 우려로 생산설비를 가동하지 않은 제조업체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소비자물가도 지난달 다시 0%대로 떨어지며 준(準) 디플레이션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반등을 시도 중인 수출도 위태롭기는 마찬가지다. 지난달 수출 감소세가 6개월 만의 최소 수준으로 줄긴 했지만 17개월 연속 수출 감소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대외 여건도 녹록지 않다. 미국 고용지표 부진으로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현행 0.25∼0.5%인 정책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연내 1∼2차례 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 계속되며 국내 금융시장에도 혼란을 주고 있다.
이밖에도 영국의 브렉시트(EU 탈퇴), 중국 경기 둔화, 국제유가 상승 등 불확실한 대외 변수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이런 점들 때문에 한은 금통위원들 사이에 금리인하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한은 금통위의 결정을 존중하고 환영한다”면서 “금통위가 현재 국내 경제 상황이나 대외여건의 불확실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금통위의 금리 인하와 정부 노력이 합쳐지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분기에는 경기 회복세가 1분기보다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강승연 기자/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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