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전남 나주 소재 대학교에 다니는 학생이 물었다. “장관님 반드시 해야 할 임무가 무엇인가요?” 순간 사방이 조용해졌다. 이후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정말 중요한 질문이다”라고 운을 뗀 뒤 “우리 청년들이 일자리를 갖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그게 나의 책무라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이 장관은 부모 세대이자 선배 세대로서 취업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하지만 지난 4월 청년실업률은 10.9%에 달하는 등 여전히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는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장관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이유다. 이 장관은 “이러한 (일자리) 약속이 우리 청년과 한 약속이라 무겁게 느껴진다”며 “기회가 있을때마다 청년들과 직접 소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최근 ‘찾아가는 정책설명회 및 토크콘서트’ 행사를 위해 지방 순회를 하고 있다. 취업을 앞두고 있는 3~4학년 대학생들과 직접 소통하고 그들의 어려움을 경청하는 기회를 갖기 위해서다.

지난 4월 대전 충남대학교를 시작으로 5월에는 강원 한림대, 지난 8일에는 전남 나주 동신대를 찾았다.

지역에서 만난 대학생들이 이 장관에게 공통으로 지적하는 것이 있다.

지방대학이란 문패가 스펙을 중시하는 우리나라에서 취업하는데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실제 취업을 위해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옮겨가는 학생들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펴낸 보고서 ‘청년층의 지역 이동-고교, 대학, 직장 소재지를 중심으로’를 보면 청년층의 경우 고등학교와 직장 소재지를 지역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사례가 많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학생들이 수도권 지역에서 비수도권으로의 이동은 5~6%정도이지만 비수도권 지역에서 수도권으로의 이동은 일반계 고등학생이 30.1%, 전문계 고등학생이 17.0%로 높았다. 특히 일반계 고등학생의 경우 수도권 고교 졸업자 중 수도권 내 직장에 취업한 경우가 94.7%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비수도권으로 이동해 취업한 경우는 5.3%에 그쳤다. 고등학교가 비수도권이었던 일반계 고등학생의 경우 수도권으로 직장을 옮긴 경우도 30.1%로 높았다.

이에 이 장관은 학벌이나 스펙이 아닌 능력으로 인정받고 취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노동개혁이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구체적인 직무분야의 능력이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학벌이나 어학점수 등 불필요한 스펙은 제외하도록 공기업과 대기업에 지도하고 있다”며 “실질적으로 몸에 벤 실용적 전문성을 관찰해내고 테스트하는 풍토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 청년들이 체감하는 현실은 여전히 지방대란 타이틀이 주홍글씨가 돼 취업의 문을 열기 어렵게 하고 있다. 이 장관의 의지만으로는 역부족이고, 능력과 성과 중심의 취업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사정이 함께 노력해 노동개혁을 이뤄내야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취업을 위해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학생이 늘면서 지역 내 우수 인재 육성을 강화해 지역으로의 취업을 유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류지영 직업능력개발원 연구원은 “청년층의 고등교육 진학과 직장의 이동 경로에서 수도권으로의 이동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인력 유출이 큰 지역에 대한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며 “지역대학의 육성과 지역 맞춤형 산업 및 일자리 확충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