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샘김은 미국에서 온 기타치는 친구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이진아는 피아노를 치죠, 권진아는 팝, 정승환은 발라드에 애정이 있고요. 이수정은 미국 인디 EDM을 좋아하더라고요. 다들 하고싶은 걸 하라고 했어요.”
유희열이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 심사위원으로 이름을 올린 이후 어린 싱어송라이터들이 안테나로 집결했다. 시즌마다 화제를 모았던 주인공들이다. 유희열이 심사위원에 처음 합류했던 시즌3 당시 만난 권진아와 샘김이 가장 먼저 안테나에 둥지를 틀었고, 시즌4에서 심사위원들의 극찬과 사랑을 받은 이진아 정승환이 안테나를 선택했다. 시즌5에선 우승자 이수정이 안테나를 찾아갔다. 이수정은 시즌 내내 “유희열 선생님은 천재다”, “아빠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희열의 제자들이 가요계에 줄줄이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지난 4월 10대 싱어송라이터 샘김(18)이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졌다. 온전히 샘김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낸 앨범이었다. 지난 9일엔 이진아가 출격했다. ‘진아식당’이라는 타이틀로 ‘에피타이저-메인-디저트’로 구성한 총 세 장의 싱글 앨범을 발매할 계획이다. 현재 데뷔 싱글 에피타이저가 나왔다.
최근 진행된 쇼케이스에서 이진아는 유희열에 대해 “안테나에 들어온지 2년이 됐다. 희열 선생님을 일주일 두세 번씩 만났는데, 만날 때마다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며 “이런 앨범을 만들어보자, 저런 가사를 써보자고 하겼다. 제가 주목하지 못한 것을 가르쳐주고 조언해주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시야를 넓혀주신 것 같다. 안테나는 제 인생에서 가장 잘 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유희열의 범상치 않은 멘토링은 ‘K팝스타’에서 종종 목격됐다. 지난 시즌5 당시 안테나에서 특훈을 받은 참가자들은 한결같이 “안테나에서의 시간이 좋았다”, “아버지 같은 자상한 선생님”이라고 입을 모았다. 유희열과 특훈한 참가자들은 시즌5에서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보완해 시즌 내내 좋은 성과를 냈다. 이수정과 함께 파이널 무대를 치렀던 안예은 역시 유희열의 안목이 살린 최고의 발견이었다.
오랜 시간 음악을 해온 스승이자 같은 길을 가는 동반자로서 유희열이 ‘안테나 키즈’에게 쏟는 애정이 남다르다. 유희열의 애정에서 안테나의 방향성이 드러난다. 기존 K팝 기획사들과는 철저하게 다른 노선이다.
샘김과 이진아의 쇼케이스 자리에 함께 등장한 유희열은 두 사람에 대해 한결같이 “내가 저 나이대에는 못 했던 것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희열은 샘김에 대해서는 “손가락이 짖물러 (기타) 지판에 피가 묻을 정도로 열심히 해 옆에서 보면 안됐을 정도”라며 “ 내가 18살일 때를 생각해보면 실력이 믿기지 않는 친구다. 용기와 열정을 칭찬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진아에 대해서는 “손의 음악적 어법이 대단하다. 자기 색깔이 있는 친구인데 의외로 겁이 많다. 자신이 생각한 정도로만 해야겠다는 마음이 있었다”며 “부모의 심경으로 봤을 때, 내가 너 정도로 손이 돌아가면 세계에서 무시무시한 음악가가 될 거라고 했다. 어떤 음악가로 성장할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도 이런 아티스트가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 진아 양에게 일본에 칸노 요코라는 아티스트가 있는데, 너라면 할 수 있다고 얘기해준다”고 말했다. 재능을 가지고 있고, 오랜 시간 한 가지에 치열하게 매진해왔으며, 그로 인해 능력치가 월등해진 사람만이 가진 혜안이다.
안테나에 입성한 어린 제자들은 유희열의 손을 거쳐 자기 색깔을 찾고, 자신의 음악세계를 넓혀가는 중이다.
K팝스타들을 양성해온 가요기획사들과는 눈에 띄게 다른 방식이다. 기존 가요기획사는 소속가수들을 통해 하나의 색깔을 만들었다. 특히 다인조 그룹이 대세를 이룬 때에 멤버 개개인의 색깔이 부각되긴 어렵다. 한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아이돌그룹은 데뷔 이전 연습생 시절부터 소속사의 시스템에 맞춰 트레이닝 받고, 각사가 내세우는 고유한 색깔을 입고 데뷔한다”라며 “아이돌그룹 자체가 신인 발굴, 트레이닝, 프로듀싱 등을 거쳐 완성된 하나의 콘텐츠에 필요한 하나의 요소”라고 말했다. 때문에 개개인의 음악적 색깔이 개입할 여지가 많지 않다.
안테나의 음악은 완벽한 칼군무와 사운드를 자랑하는 한류 아이돌그룹의 음악과는 다른 지점에 있다. 기존 아이돌그룹과 비슷한 또래의 뮤지션들이 몰려들었지만 안테나는 이들에게 ‘하나의 색깔’을 입히지 않았다.
유희열은 “성공하느냐 아니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안테나는 각자 다른 음악을 하는 사람들의 집단이었다”라며 “자신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색깔을 유지하고 싶다. 각 소속사나 레이블마다 (하나의) 줄기라는 것이 있지만, 안테나는 각자의 색깔을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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