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우리 농업ㆍ농촌의 미래는 암울하다. 일본, 러시아, 아프리카를 제외한 전 세계 국가와의 FTA체결로 농축산업 피해액은 약 18조원으로 추산된다.
도시 근로자가구 대비 농가소득 비율은 1995년 95.7%에서 2014년에는 61.5%로, 도ㆍ농간 소득격차가 크게 확대되었다. 통계청이 지난 4월에 발표한 ‘2015 농림어업총조사’ 결과에서는 농업경영주 평균연령은 65.6세로 5년 전 대비 3.3세가 높아졌다. 이대로 가면 6년 뒤인 2022년엔 경영주 평균연령이 70세 이상이 될 전망이다. 전 국민의 먹 거리 생산을 70대 이상 노인에게 맡기는 셈이다. 이처럼 심각한 농업ㆍ농촌 문제를 완화하는 방안으로 ‘고향세’ 도입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지방의 활력저하, 세수부족 등 도ㆍ농 격차문제 개선을 위해 2008년부터 개인의 일정한도 기부금에서는 2000 엔을 제외한 전액을 되돌려 받을 수 있는 ‘고향납세제도’를 시행중이다. 예를 들면 부부 2인 가족이면서 연간 700만 엔 소득자가 3만 엔의 고향납세를 하면 2000 엔을 제외한 2만 8000엔을 소득세 경감 및 주민세 공제로 환급받을 수 있다. 제도의 기본철학은 농촌 및 지방에서 성장하고 대도시로 나온 도시민이 성장기를 보낸 지방에 은혜를 갚는다는 의미에서 현 주거지에 납입하는 주민세 일부를 되돌려주자는 것이다. 기부대상 지자체는 여러 곳을 선택할 수 있으며 기부한도는 주민세의 20%이다. 현행제도에서 전체근로자 참여를 전제로 한 ‘고향납세제도’ 시장규모는 약 2조 엔으로 추산된다.
기부금액은 도입초기에는 80억 엔(약 900억 원) 수준에 불과하였으나 2015년도(2015년 4월∼2016년 3월) 추정 기부금액은 1500억 엔(약 1조 6000억 원) 이상으로 성장했다. 기부금액이 급증한 배경에는 각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답례품의 충실이 1차적인 요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기부금을 수령한 지자체는 기부자에게 기부금액의 5∼7할에 상당하는 ‘답례품’을 제공하는데, 이러한 답례품에 매력을 느끼는 개인의 고향납세 기부가 늘고 있는 것이다. 한 민간연구소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인기 답례품은 육류, 쌀 및 빵, 어패류, 채소 및 과일, 과자, 농가공품, 술, 계란 및 유제품 순으로 농축산물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2015년 ‘고향납세제도’ 답례품으로 제공된 쌀이 1만 3100톤으로 확인되었으며, 앞으로 5만 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1인당 0.4kg에 해당한다.
‘고향납세제도’ 답례품 제공은 농축산물 및 6차 산업 가공품 소비확대, 농어가 소득증대, 일자리 창출 등 농촌지역 경제 활성화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 일본정부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금년 중 기업도 농촌지자체를 선택하여 기부할 수 있는 ‘기업형 고향납세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최근 전북과 강원도를 중심으로 농어촌 지자체의 세수를 증대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고향세’를 도입하자는 논의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전국 시·도의장 들도 ‘고향세’도입에 뜻을 같이하고 있다고 한다. ‘고향세’ 도입은 일본사례에서 보듯이 FTA 시장개방과 고령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농촌을 살리고, 도·농간 교류활성화를 통한 도농상생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제도다. 곧 닥쳐올 70대 노인이 농업을 담당하는 것이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고향세’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 특히 이해당사자인 농업관련 단체는 국민의 지지를 모으고, 적극적인 정책건의 활동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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