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ㆍ홍석희 기자] 정부가 그간 검토대상 아니라던 대기업의 청년의무고용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배경에는 청년실업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데다 노동개혁 4대입법 처리를 위해서는 불가피하다는 현실적인 요인이 작용한 때문으로 보인다.

여소야대로 출발한 20대 국회에서 정부가 재차 강조하고 있는 노동개혁을 추진하려면 4대 입법처리가 시급한데 협조를 이끌어내야 할 야당측이 목소리를 높이는 청년의무고용을 무조건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청년실업률도 정부의 선택에 제약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기준 청년실업률은 11.8%로 전체 실업률 4.3%의 2배 이상이며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의 12.2%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통계는 공식실업률이고, 여기에 취업을 원하고 일할 능력도 있는 잠재구직자 등을 합친 실질실업률은 20%를 훌쩍 뛰어넘어 청년 5명 중 1명이 실질실업상태에 놓여 있는 매우 참담한 상황이다. 정부 입장에서 뭐든 해야할 상황에서 청년 고용효과가 입증될 경우 민간 대기업으로 청년고용할당제를 확산하는 방안도 검토가 가능하다는 쪽으로 선회한 것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지난 2014년부터 공공기관 의무 할당제를 처음 도입한 후 1년간 3900여명 신규 채용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며 “작년 통계 등을 추가로 분석해 청년 고용효과가 입증되면 청년의무고용 제도 확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야권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청년고용촉진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청년의무고용 목소리를 더욱 높이고 있다. 국민의당 김삼화 의원(환노위)은 최근 국회 환노위 소관 1호 법안으로 ‘공공기관 청년미취업자 고용 의무비율을 5% 이상으로 올리고, 이를 상시고용하는 근로자 수 300명 이상 민간기업까지 확대하는 ‘청년고용촉진특별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2012년 정부 고용공시제 조사 결과 민간 대기업, 공공기관을 합해 총 정규직 고용인원은 모두 500만개였음을 감안할때 단순계산으로 매년 3% 청년고용할당제를 적용하면 대략 15만개 청년일자리가 신규로 창출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졸업 후 취업시장에 뛰어드는 청년들을 위한 청년고용의무제를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인턴과 같은 단기 일자리보다는 청년 눈높이에 맞춰 공공기관부터 안정된 일자리를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2020년까지 한시적이라도 민간기업도 청년고용할당제를 시행하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재계는 청년의무고용제에 반발하고 있다. 대한상의 이경상 기업환경조사본부장은 “청년고용할당제가 시행된 나라는 벨기에 한 곳 뿐이다. ‘로제타 플랜’이란 이름으로 시행됐으나 장기적으로는 실업률이 더 높아지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정조원 환경노동팀장은 “2014년 헌재는 공공기관의 청년고용할당제에 대해 합헌결정을 내렸지만 재판관 9명 가운데 5명이 위헌 의견을 제시했었다”며 “공공기관이 아닌 대기업 등 민간부문으로 고용할당제를 확대할 경우 위헌가능성은 더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dew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