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적금·ELB·DLB등에 몰려 가입자격제한등 규정도 완화필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출시 100일을 맞은 가운데 보완해야 할 문제점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ISA는 국민 재산증식을 위해 도입됐지만 초저금리로 떨어진 예ㆍ적금 등 안전자산에 집중되면서 제도 핵심인 비과세 혜택이 무색해진 상황이다.
가입자격 제한 및 중도해지 불가 등의 규정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1일 금융투자협회 ‘ISA 다모아’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신탁형ㆍ일임형 등 전체 ISA 가입액의 70% 이상이 예ㆍ적금, 주가연계형 파생결합사채(ELB)·기타 파생결합사채(DLB),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안전자산에 몰렸다.
일임형마저 안정형 자산 위주로 구성되면서 ISA 출시 초반 각 사가 경쟁적으로 내놓은 모델 포트폴리오(MP)가 무용지물이 됐다는 지적이다.
ISA은 운용상품의 순이익 중 연간 200만원(서민형은 250만원)까지는 비과세하고 그 이상에 대해서는 15.4%(이자소득세율)가 아닌 9.9%의 저율과세을 적용해준다는 점을 내걸고 있다. 하지만 예ㆍ적금 등 안전자산 중심으로 운용되면서 순이익이 워낙 적어 비과세 혜택은 미미한 실정이다.
운용자산의 편입비중을 보면 예ㆍ적금 39.7%(5260억원), ELB·DLB 19.2%(2541억원), RP 17.8%(2355억원) 등 순이다. 신탁형 투자액 중에서도 예ㆍ적금 투자 비중이 41.6%에 이르고 ELBㆍDLB 19.9%, RP 17.9%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일임형의 경우도 국내 채권형 펀드에 투자액의 30.1%가 몰렸고 머니마켓펀드(MMF) 16.5%, RP 15.8%, 예·적금 9.1%, ELB·DLB 7.6% 등 순으로 안정형 자산 투자 비중이 높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고객이 대부분 확정 금리를 주는 예ㆍ적금에 들어있던 자금을 특판 RP로 옮겨놓은 결과”라며 “포트폴리오 경쟁력을 보이는 상품 구성비율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금융회사 직원들이 ISA 실적 쌓기를 위해 지인 판매에 나서다 보니 대다수 가입자가 안정형 자산에 쏠렸다”며 “ISA가 예금의 다른 형태가 된 격”이라고 설명했다.
가입문턱이 높고 중도인출 제한 및 적은 세제혜택도 보안해야 할 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보다 많은 국민들이 실질적인 세제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규정을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ISA 가입은 소득이 있는 개인과 농어민만만 가능하다. 은퇴자나 주부, 학생 또는 임시소득자 등은 가입이 불가능하다. 특히 조기 은퇴자가 증가하면서 장수 리스크에 따른 재산증식이 필요함에도 이들의 ISA 접근은 제한되고 있는 것이다.
중도인출 시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점도 서민들의 ISA 가입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현재 ISA 가입자는 3개월 이상 입원치료 등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최대 5년(서민ㆍ청년형은 3년) 동안 중도 인출을 할 수 없다. 한 은행 관계자는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해 목돈을 5년 동안 묶어 놔야 한다는 것은 서민들 입장에서 쉽지 않은 선택”이라며 “그러기엔 비과세 혜택도 미미하다”고 말했다.
김대익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박사는 “ISA제도를 이미 도입한 영국 등은 금융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설계, 지속적인 제도의 보완 및 개선으로 도입 취지에 걸맞게 제도가 활성화됐다”며 “이제 막 ISA제도를 도입한 우리나라도 해외처럼 제도가 착근되려면 향후 추가적인 제도의 개선 및 보완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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