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정부 무서워 문제 말 못해”
“이러다 벌거벗은 임금님 된다”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7일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주주로까지 확대하는 상법 개정 또 주주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각종 입법을 반드시 이번 정기국회 내에 해내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구체적 방안에 대해서 경영계에서 반론이 있기 때문에 쌍방의 의견을 다 충분히 들어보고 필요한 게 있으면 수용하고 또 이해관계를 조정해서 합리적인 방향으로 개정을 해 나가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 전야인 지난 24일 밤에도 ‘상법 개정 끝장토론’을 강조한 데 이어, 1심 무죄 선고 후 첫 최고위인 이날도 재계와의 토론을 재차 언급했다.
그는 “토론회는 제가 직접 참여해서 들어보고 우리 정책 위원에게도 참관하시고 양쪽 이해 당사자들을 참여시켜서 신속하게 처리하면 좋겠다”며 “경제가 너무 어렵고 민생의 핵심은 경제인데 정부가 경제 정책 산업 정책에 대해서 근본적인 제고를 해 주시도록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또 민주당이 추진하는 상법 개정에 대해 반대하는 정부·여당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 대표는 “과거에는 상법 개정하겠다고 먼저 설레발을 치더니 이제 와서는 반대 입장으로 오히려 상법 개정을 하겠다는 것을 방해하고 나서는지 이유라도 한번 들어봤으면 좋겠다”며 “현장에서 만나는 기업인들은 대놓고 말은 못 하겠고 참으로 걱정된다고 얘기한다”고 했다.
이어 “혹시 공개적으로 말했다가 정부에 보복당할까 봐 두려워하는 것”이라며 “혹시 말하면 압수수색 당하지 않을까, 세무조사 당하지 않을까, 미움받지 않을까, 불이익당하지 않을까, 왜 이런 걱정을 해야 되나”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금 기업인들이 그러고 있다. 정부 정책에 뭐가 부족하다고 말을 못 하고 있다”며 “문제를 지적해도 고칠까 말까 한데 문제 지적 자체가 봉쇄되고 있다. 이러다가 벌거벗은 임금님이 된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또 지난 21일 밤 민주당 단독으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를 통과한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 4개 법안에 대해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 정권에 소속된 인사들은 어찌된 판인지 정말로 한 말을 자기가 해놓고 기억을 못하는 건지 아니면 아무 의미 없이 한 말이어서 의미를 두지 않는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스스로 한 말을 아무 때나 함부로 뒤집는다”며 “쌀값 20만 원 지키겠다, 이거 윤석열 정부의 공약이었다”고 했다.
이어 “도대체 집단 망각증에 걸린 건지, 기억 상실증에 걸린 건지 모르겠는데 이런 게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농업은 국제 경쟁에 맡겨도 되는 사양 산업이 아니다. 이 나라의 식량 주권 식량 안보가 걸린 안보 산업”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