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올해도 노동계와 경영계의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으면서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법정시한(6월28일)을 넘겼다. 1988년 최저임금제 도입 후 총 30번에 심의가 열렸지만 법정시한을 지킨 적은 단 8번에 불과하다.
특히 2010년부터는 2015년 최저임금을 정한 2014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법정 시한을 넘겼다. 노사 양측의 대립으로 최저임금 협상이 매번 지연되면서 최저임금 결정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9일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법정심의기한인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7차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 합의를 시도했지만 불발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올해 고용노동부 장관의 최저임금 심의요청을 받은 날(3월30일)로부터 90일 이내인 6월28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안을 심의, 의결해야 한다.
최대 관심사는 최저임금 인상폭이다. 노동계는 올해 시급 6030원인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 월급으로 209만원까지 올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경영계는 6030원으로 동결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양측의 시급당 최저임금 격차는 4000원에 달한다.
최저임금의 시급ㆍ월급 병기 여부도 주된 쟁점 중 하나다. 노동계는 최저임금에 시급과 월급을 함께 고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저임금을 시급으로만 결정할 경우 ‘유급 휴일수당’(유휴수당)을 제대로 못 받거나, 실제 근로시간을 인정받지 못하는 근로자들이 많아진다는 점이 이유다. 올해 최저임금(6030원)을 월 209시간 기준의 월급으로 계산하면 주 40시간이 아닌 주 48시간 임금이 적용된다. 때문에 하루 8시간씩 5일 근무하면 하루치(8시간) 임금이 유휴수당으로 지급된다. 하지만 PC방, 편의점 등에서 일하는 다수의 근로자들은 이 같은 유휴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노동계의 설명이다.
경영계는 월급 병기보다는 최저임금을 업종에 따라 차등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PC방, 편의점 등에 지급하는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분류해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노사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올해도 최저임금은 7월 중순 쯤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최저임금도 12차례 회의 끝에 7월9일에야 타결됐다. 최저임금 결정 법정시한은 넘겼지만 고용부 장관 고시일(8월5일)의 20일 전까지 합의안을 도출하면 최저임금은 법적 효력을 갖는다.
때문에 법정시한은 있으나마나 한 것이 돼 버렸고, 시한을 넘겨 합의를 보는 것이 관행처럼 굳어졌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권혁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금처럼 노사 양측이 참여해 최저임금을 심의, 의결하는 방식으로는 서로의 이익 여부를 따질 수밖에 없어 소모적 논쟁이 반복되는 것”이라며 “노사가 직접 참여하기보다 공동으로 추천한 전문가들이 객관적 관점에서 결정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현재 위원회는 노동계와 경영계, 공익위원 각각 9명씩, 27명으로 구성돼 있다.
한편 최저임금위원회는 다음달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8차 전원회의를 열어 심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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